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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이재현·이명희 등 범삼성가 미등기 총수…신세계 ‘회장 3인’ 모두 미등기

대기업 오너 등기 임원 겸직, 5년간 117→100건 감소…총수 14명 미등기
자산 5조 이상 대기업집단 2020~2025년 비교 가능한 49곳 분석
오너 친인척 등기임원도 360건→358건 감소…상법 개정·중대재해법 영향 풀이
지난해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16곳 최다 겸직, 우오현 SM그룹 회장 12곳 등재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대기업 오너 총수의 등기임원 겸직이 최근 5년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 친인척의 등기임원 등재 사례 역시 함께 줄어들며, 대기업 지배구조 전반에서 등기임원 지위에 대한 인식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상법 개정 논의와 중대재해처벌법 강화로 등기임원이 지는 법적 책임이 커지면서, ‘책임경영의 상징’과 ‘법적 부담’이라는 등기임원 지위의 양면성이 더욱 선명해졌다는 평가다.

 

13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자산규모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 가운데 오너가 동일인이며 2020년부터 2025년까지 비교 가능한 49개 그룹을 조사한 결과, 동일인이 맡은 등기임원 직위는 2020년 117개에서 2025년 100개로 14.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오너 친인척의 등기임원 등재 건수도 360건에서 358건으로 소폭 줄었다. 수치상 변화 폭은 크지 않지만, 장기간 이어지던 ‘다수 계열사 등기임원 겸직’ 관행이 완만하게나마 꺾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총수의 등기임원 등재 여부는 그동안 책임경영 의지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됐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요 기관투자자들은 총수의 과도한 겸직이 이사회 충실 의무를 훼손할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해 왔다. 실제 의결권 행사 과정에서도 중요한 판단 요소로 작용했다. 최근 상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도 이 같은 문제의식이 다시 부각되며, 이사회 책임과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상황은 한층 복잡해졌다. 등기이사에게 형사 책임이 직접 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총수들은 회장이나 고문 직함은 유지하면서도 미등기임원으로 남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경영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법적 책임에서는 한 발 물러나 있다는 점에서 ‘권한은 유지하고 책임은 회피한다’는 비판도 이어진다.

 

조사 대상 49개 그룹 가운데 23곳은 여전히 총수가 2곳 이상 계열사에 등기임원으로 중복 등재됐다. 이중 6곳은 4곳 이상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었다. 특히 건설사를 모태로 성장한 그룹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2025년 기준 16개 계열사에 등기임원으로 올라 가장 많았다.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됐던 2021~2023년을 제외하면 매년 15~17곳의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을 맡아왔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12곳,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각각 5곳에 등기임원으로 등재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도 4개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직을 수행 중이다.

 

친인척 등기임원 규모를 보면 SM그룹이 51건으로 가장 많았고, GS그룹, KCC그룹, 영풍그룹, 애경그룹, LS그룹, 부영그룹 등도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반면 49개 그룹 가운데 14곳은 총수가 여전히 미등기임원으로 남아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을 포함해 여러 그룹 총수들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신세계그룹은 오너 일가 3명이 모두 회장 직함을 갖고 있음에도 등기임원은 단 한명도 없는 점이 눈에 띈다.

 

전문가들은 등기임원 겸직 감소가 단순한 수치 변화가 아니라, 책임경영과 법적 리스크 사이에서 대기업 지배구조가 새로운 균형점을 찾는 과정이라고 평가한다. 등기임원에 오르지 않는 선택이 장기적으로 어떤 신뢰를 낳을지, 또는 어떤 한계를 드러낼지는 향후 제도 변화와 시장의 판단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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