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운명의 날'이 밝았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채용 비리 혐의에 대한 대법원 최종 판단이 29일 내려진다. 2018년 기소 이후 8년 가까이 이어져 온 사법 리스크의 종착점이자, 하나금융의 향후 경영 구도를 가를 중대 분수령이다. 금융권과 법조계는 대법원 선고 결과에 따라 그룹이 비상 경영체제로 전환될지, 아니면 함 회장이 연임 체제를 안정적으로 이어갈지에 주목하고 있다.
대법원 1부는 이날 오전 10시 15분 함 회장의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한 상고심 선고 공판을 연다. 함 회장은 하나은행장으로 재직하던 2015~2016년 신입사원 공개채용 과정에서 지인의 청탁을 받고 특정 지원자를 잘 봐주라고 인사부에 지시해 서류전형과 면접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아왔다. 또 같은 기간 남녀 합격자 비율을 4대 1로 설정해 남성을 더 많이 선발하도록 지시했다는 차별 채용 혐의도 적용됐다.
1심 재판부는 2022년 3월 부정채용을 직접 지시했다는 증거가 부족하고, 성별 비율 문제 역시 은행장 개인의 의사결정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2023년 11월 열린 항소심에서는 판단이 뒤집혔다. 재판부는 합숙 면접 합격자 선정 과정에서 부당한 개입이 있었다고 보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은행장의 발언과 지위가 인사 담당자들에게 압박으로 작용해 채용 과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취지다.
대법원에서 2심 판결이 확정돼 유죄가 인정될 경우 하나금융은 즉시 비상 경영승계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인사는 금융회사 임원으로 재직할 수 없다. 정관에 따라 이사회는 사내이사중 회장 직무대행을 선임하고, 7영업일 이내에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소집해 차기 회장 선출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 최종 후보는 30일 이내 추천되며, 현재 관리중인 내·외부 후보군을 중심으로 검증이 이뤄질 전망이다.
반대로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되거나 무죄가 확정될 경우, 함 회장은 8년간 이어진 사법 리스크를 털어내고 경영 안정성을 되찾게 된다.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한 함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8년 3월까지다. 하나금융은 함 회장의 무죄가 확정되면 중장기 전략과 조직 개편, 글로벌 사업 확장 등 ‘2기 체제’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엇갈린 하급심 판단을 거쳐 내려질 대법원의 최종 결론은 개인의 거취를 넘어 금융권 전반의 지배구조와 채용 공정성, 최고경영자 책임 범위에 대한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시장은 이날 대법원 선고를 기점으로 하나금융의 경영 안정성과 시장 신뢰도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업계의 눈과 귀가 대법원으로 집중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