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서연옥기자] DL이앤씨가 미국 소형모듈원전(SMR) 선도 기업 엑스에너지(X-energy)와 손잡고 차세대 원전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 건설사 최초로 SMR 표준화 설계를 직접 수행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DL이앤씨는 엑스에너지와 ‘SMR 표준화 설계’ 계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2023년부터 이어온 양사 협력을 구체화한 것으로, 설계는 내년 상반기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계약 규모는 약 1000만달러(약 150억원)다.
SMR 표준화 설계는 발전소 내 주요 설비 간 연계와 작동 방식을 체계화하는 핵심 단계로, 상용화와 대량 건설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작업이다. 기술 개발이 ‘두뇌’라면 표준화 설계는 이를 실제 산업에 적용하는 ‘실행 단계’로 평가된다. 동일 설계를 반복 적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 건설사가 SMR 표준 설계를 직접 수행하는 첫 사례로 의미가 크다. DL이앤씨는 이를 통해 4세대 SMR 시장에서 입지를 선점하고, 글로벌 원전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엑스에너지는 기존 경수로와 달리 헬륨가스를 냉각재로 사용하는 4세대 SMR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설계는 2030년 가동 예정인 초도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향후 후속 사업 전반에 적용될 예정이다. 현재 엑스에너지는 미국 텍사스와 워싱턴주에서 SMR 건설을 추진 중이며, 생산 전력은 아마존웹서비스(AWS)에 공급될 계획이다.
엑스에너지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2024년 아마존의 투자와 협력을 기반으로 5GW 규모 SMR 도입을 추진 중이며, 영국 에너지 기업 센트리카와도 6GW 규모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대형 수요처를 확보하며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SMR 표준화의 핵심은 모듈화다. 주요 설비를 하나의 모듈로 구성해 공장에서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기존 대형 원전에 비해 공정 단순화와 시공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공사 기간 단축과 품질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DL이앤씨는 발전소와 화학 플랜트 분야에서 축적한 설계·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SMR 표준화와 모듈화를 빠르게 추진할 계획이다. 회사는 전 세계 19개국에서 총 51.5GW 규모의 발전 플랜트를 수행하며 기술력을 입증해왔다.
양사의 협력 관계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DL이앤씨는 2023년 엑스에너지에 2000만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이번 표준 설계 계약까지 수행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고히 했다. 양사는 한미 원자력 혁신 협력 행사에도 함께 참여하며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DL이앤씨는 계열사 DL에너지와의 시너지 창출도 추진한다. 향후 DL에너지가 SMR 프로젝트 개발과 투자를 맡고, DL이앤씨가 설계·조달·시공(EPC)을 수행하는 구조를 구축해 발전 운영까지 아우르는 에너지 밸류체인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단순 시공을 넘어 사업 개발자로의 역할 확대도 기대된다.
SMR은 전기 출력 300MW 이하의 소형 원자로로, 탄소중립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원은 2035년까지 전 세계 SMR 시장이 85GW, 약 5000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재호 DL이앤씨 플랜트사업본부장은 “이번 계약은 단순 설계를 넘어 SMR 표준 모델을 구축하는 고도화된 사업”이라며 “엑스에너지와 함께 글로벌 SMR 시장을 선도하고 에너지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