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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워치] 호텔신라 이부진의 선택..."책임경영 위해 200억 어치 주식 매입"

취임 13년 만 첫 자사주 매입…시장 “말 아닌 투자”로 해석
1분기 흑자전환·52주 신고가…실적 회복 기대 주가에 반영
면세 구조조정·호텔 성장 병행…지속 가능성 검증 국면

[서울타임즈뉴스 = 서연옥 기자] 호텔신라를 이끄는 이부진 사장이 2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 대표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개인 자금을 투입하는 결정이다. 경영 성과에 대한 책임을 직접 지겠다는 이 사장의 의지가 시장에 전달되며 이날 호텔신라 주가는 상승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사장은 약 한 달간 장내에서 자사주를 나눠 매수할 예정이다. 개인 명의 지분이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단순한 투자라기보다 경영 판단에 대한 ‘책임 표시’에 가깝다. 앞서 한인규 사장도 자사주를 매입하며 경영진 차원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주가는 즉각 반응했다. 이날 호텔신라는 장 초반 5%대 상승세를 보였고, 장중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호텔신라는 이날 종가는 6만5,900원으로 전일대비 5.78%(3,600) 상승했다. 한때 6만7000원대를 넘어서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실적 반등과 자사주 매입이라는 두 가지 신호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적은 이미 방향을 바꿨다. 호텔신라는 올해 1분기 매출 1조535억원, 영업이익 2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25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 증가 폭은 제한적이었지만 이익 구조는 분명히 개선됐다. 외형보다 수익성을 우선한 전략이 반영된 결과다.

 

사업별로 보면 변화는 더 뚜렷하다. 면세(TR) 부문은 영업이익 12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할인율을 낮추고 비용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수익 구조를 바꿨다. 수익성이 낮았던 인천공항 일부 구역에서 철수한 결정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처럼 매출 규모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남는 사업’으로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호텔·레저 부문 역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은 82억원으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신규 호텔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신라스테이를 중심으로 한 중가 브랜드와 기존 호텔 사업이 균형을 이루며 실적을 지탱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단기간에 만들어진 결과는 아니다. 호텔신라는 최근 몇 년간 외형은 유지했지만 수익성은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왔다. 2021년 이후 영업이익은 회복과 둔화를 반복했고, 순이익 역시 흑자와 적자를 오갔다. 매출은 3조 후반에서 4조 후반 수준을 유지했지만, 이익은 외부 변수에 크게 흔들렸다. 면세 사업의 구조적 한계가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이부진 사장의 전략은 이 지점에서 바뀌었다. 매출 확대보다 수익 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면세 사업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호텔 사업은 브랜드 경쟁력을 기반으로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이다. 두 사업을 동시에 다듬는 방식이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이러한 전략 변화와 맞물린다. 경영진이 개인 자금을 투입하는 선택은 흔치 않다. 실적 반등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내부 확신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동시에 주가 부진과 주주 불만을 의식한 대응 성격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사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도 방향을 분명히 했다. 면세 사업은 체질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호텔 사업은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확장보다 구조 재정비에 방점이 찍혀 있다. 사업 확대 역시 같은 맥락이다. 호텔 부문은 신규 브랜드와 글로벌 수요를 기반으로 외형을 키우고, 면세 부문은 수익성 중심으로 재편한다. 과거와 같은 외형 중심 전략과는 결이 다르다.

 

다만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면세 사업은 중국 관광 수요와 환율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호텔 역시 경기와 여행 수요 변화에 민감하다. 1분기 흑자전환이 구조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다소 신중한 평가가 나온다. 결국 200억원 매입은 시작에 가깝다. 시장은 이미 반응했고 주가도 움직였다. 이제 남은 건 지속성이다. 바뀐 전략이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이부진 체제의 평가는 향후 이 사장의 경영행보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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