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지난해 국내 30대 그룹의 직원 수는 늘고 임원 수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와 구조조정 흐름 속에서 대기업들이 실무 중심의 인력을 확대하고,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큰 임원 자리는 축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리더스인덱스(대표 박주근)가 30대 그룹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35개 계열사 고용 변화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4년 기준 임원 1인당 직원수는 전년보다 평균 2.4명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직원 수는 98만3517명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한 반면, 임원 수는 9817명에서 9746명으로 0.7% 감소했다.
임원당 직원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그룹은 신세계였다. 지난해 직원수가 4.2%(1379명) 증가하고 임원수는 10.2%(17명) 감소한 것. 이에 따라 신세계는 임원 1인당 직원수가 197.0명에서 228.5명으로 평균 31.5명 많아져 전체 그룹 중 가장 증가폭이 컸다.
다음은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직원수가 1만995명에서 1만1075명으로 0.7% 증가할 때 임원수는 92명에서 80명으로 13.0% 감소했다. 이에 따라 임원 1인당 직원수가 18.9명(119.5→138.4명) 늘어났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임원당 직원수가 두자릿수로 증가했다. 전체 직원수가 15만9357명에서 16만2100명으로 1.7% 증가했다. 같은기간 임원수는 1148명에서 1087명으로 5.3% 줄면서 임원 1인당 직원수가 10.3명 많아졌다.
유통과 건설업 중심의 일부 그룹은 직원수와 임원수가 모두 줄었으나, 임원 감소폭이 더 커 임원 1당 직원 수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업황 부진에 따른 비용 절감 목적의 구조조정 일환으로 해석된다.
대표적인 곳이 DL그룹이다. DL이앤씨(건설)를 보유한 DL은 전체 직원수가 3.9%(323명) 감소한 가운데, 임원수는 21.2%(25명) 줄면서 임원 1인당 직원수가 15.5명 증가했다. 롯데그룹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직원수(-0.1%)와 임원수(-9.6%)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임원 감소폭이 커서 임원 1인당 직원수가 102.5명에서 113.2명으로 평균 10.7명 늘었다.
CJ그룹은 직원수가 2.1%(664명) 줄었지만 임원수는 9.2%(29명) 감소해 임원당 직원수가 7.9명 증가했다. GS그룹과 중흥건설도 유사한 흐름이지만, 직원수와 임원수가 동반 하락했지만 임원 감소폭이 더욱 커서 임원 1인당 직원수는 오히려 늘어났다.
GS는 직원수가 0.3%(1만7210명→1만7161명) 줄어들 때 임원은 6.3%(237명→222명) 감소해 임원 1인당 평균 직원수가 4.7명 증가했다. 중흥건설도 직원수가 7.1% 줄고 임원수는 10.8% 줄어들어 임원 1인당 직원수가 2.4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임원당 직원수가 감소한 그룹도 있다. HDC, KT, 카카오 등이 이에 해당한다.
HDC그룹은 직원수가 3.2%(246명) 증가했지만 임원수가 무려 51.2%(21명) 증가했다. 특히 미등기임원이 18명에서 41명으로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임원 1인당 직원수가 평균 59.7명 감소했다.
KT는 지난해 대규모 인원 감축을 단행하며 직원수가 6.7%(2581명) 줄었지만 임원수는 8.9%(18명) 증가했다. 이로 인해 임원 1인당 직원수는 190.6명에서 163.2명으로 평균 27.3명 줄었다. 카카오는 직원수가 2.9%(246명) 늘었지만 임원수는 35.9%(51명)나 증가해 임원당 직원수는 14.5명 감소했다.
SM그룹은 직원수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원 1인당 직원수 역시 줄어든 다소 특이한 케이스다. SM의 지난해 직원수는 1617명으로 전년(1888명)보다 14.4% 줄었고 임원수 역시 60명에서 58명으로 소폭 하락했다. 그 결과 임원당 직원수가 평균 3.6명 감소했다.
직원수 증가율이 가장 높은 그룹은 SK였다. SK는 전체 직원수가 5만7887명에서 6만5549명으로 1년 만에 13.2%(7662명) 증가했다. 전사 차원의 운영 효율화 작업에 나서고 있는 SK는 2022년 6만7523명에서 이듬해 14% 이상 감축한 뒤, 지난해 다시 직원 규모를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SK 임원수는 959명에서 1006명으로 4.9% 증가에 그쳤으며, 등기임원은 오히려 3명 감소했다.
지난해 여성 직원 증가율은 2.8%로 남성(1.3%)의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전체 고용자 중 여성 비중이 3분의 1 수준에 그쳐, 상대적으로 적은 기준 집단에서 상승효과가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