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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후비루, 면역력에서 시작된 불균형의 신호

요즘처럼 일교차가 크고 건조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환절기엔 목 안이 따갑고, 자꾸만 가래가 끓는 듯한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난다. 말할 때 목에 뭔가 걸린 느낌이 들고, 자려고 누우면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 기침이 나오는 경험도 흔하다.

 

이처럼 불편한 증상들이 반복되다 보면 처음에는 단순 감기려니 넘기지만, 몇 주 이상 지속되면 일상에 적지 않은 피로감을 준다. 후비루는 이런 증상들의 공통된 원인이 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후비루는 코나 부비동에서 생성된 점액이 목 뒤로 넘어가는 현상으로, 의학적으로는 '후비루 증후군(Postnasal Drip Syndrome)'이라 부른다. 점액이 코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목 뒤로 흐르면서 이물감, 잦은 기침, 목의 건조감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이 모든 증상의 뿌리를 더 깊이 들여다보면 면역력의 저하와 신체 균형의 붕괴가 자리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후비루를 단순한 코 질환이 아니라 몸 전체의 기혈 순환과 장부 기능의 불균형으로 인한 결과로 본다. 원활한 기혈 순환과 장부 기능의 역할이 멈춘다면, 콧 속 점액이 자연스럽게 외부로 배출되지 못하고 체내에 쌓이게 되고, 결국 목 뒤로 흘러내려 불편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면역력이 떨어지면 미세한 먼지나 찬 공기, 알레르기 물질에도 과민하게 반응하며 증상은 더 심해진다. 즉 후비루는 면역 체계가 무너진 상태에서 발생한, 몸이 보내는 하나의 신호다.

 

한의학적 치료는 이 증상만을 억제하는 데 목적을 두지 않는다. 치료의 핵심은 왜 그런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지, 몸 안의 어떤 시스템이 무너졌는지를 찾고 그것을 회복시키는 데 있다. 이를 위해 개인의 체질과 증상에 따라 끈적한 가래와 이물감을 줄이기 위한 한약을 처방하고, 필요에 따라 침과 뜸, 약침 요법 등을 병행한다. 같은 상황을 마주하더라도 건강한 신체를 유지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변화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또한 생활 습관 개선 역시 치료의 일부로 간주된다. 찬 음식과 기름진 음식의 섭취를 줄이고, 규칙적인 식사와 수면을 통해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을 없애는 일보다 그 원인을 다스리는 일이 어렵고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몸의 균형을 바로잡고 면역력을 회복시키는 과정을 통해 후비루는 재발 없이 해결될 수 있다. 반복되는 목의 불편함과 가래, 기침 속에 숨은 신호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 신호는 지금, 몸이 스스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경고이자, 치료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표시다.

<대구 온데이한의원 송승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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