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허성미 기자] 433년 전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시기,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 여인이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명령을 거부하고 유배지에서 생을 마감한 이야기가 소설로 다시 태어났다. 장상인 작가의 신간 줄리아 오다(이노젠, 242쪽)는 조선 여성 줄리아 오다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바탕으로 신앙과 정절, 그리고 한·일 관계의 화해 가능성을 탐구한다.
소설은 조선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일본으로 끌려간 줄리아 오다가 궁궐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시중을 들며 깊은 신앙생활을 이어가다 ‘기리스탄(크리스천)을 버리라’는 명령과 후궁 제의를 거부하고, 도쿄에서 직선거리로 178km 떨어진 고즈시마(神津島)로 유배되는 과정을 그린다. 줄리아 오다는 끝내 그곳에서 생을 마쳤으나, 예수회 신부들의 기록에 따르면 궁궐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으며 수도자와 같은 삶을 살았던 인물로 전해진다.
장 작가는 “줄리아 오다는 조선의 꽃이자 하느님의 자녀였으며, 신앙심으로 다져진 성녀였다”며 “그녀의 삶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신념과 용기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역사는 흘러간 과거가 아니라 다가올 미래”라며 “한국과 일본이 과거의 상처를 털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은 임진왜란과 도쿠가와 막부 시대라는 역사적 배경을 치밀하게 다루면서도 인물들의 인간적 고뇌를 섬세하게 묘사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줄리아 오다에게 연정을 품었으나 권력을 남용하지 않은 점, 고니시 유키나가가 줄리아 오다를 양녀로 삼아 신앙을 전한 점 등 역사 속 인물들의 선택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출간된 줄리아 오다는 양국 관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하게 하는 하나의 좌표로 평가된다. 장 작가는 “양국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해야 진정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며 “줄리아 오다의 삶은 그 과정에서 우리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저자 장상인(1950년생)은 동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언론대학원 석사,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ROTC 출신으로 논산훈련소 교관을 지냈으며, 1976년 한국전력, 1981년 대우건설, 2002년 팬택에서 주로 홍보 업무를 담당했다. 그는 대우건설 재직 시 일본 건설 시장 개척과 다양한 인사 교류로 폭넓은 인맥을 쌓았다. 장 작가는 2008년 JSI미디어(부동산신문)를 창업해 대표이사로 활동했고, 경희대와 인하대에서 겸임교수를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