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 [사진=카카오]](http://www.seoultimes.news/data/photos/20250940/art_17592203774407_0ee3ea.jpg?iqs=0.06988203175483021)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카카오톡 친구탭 개편을 총괄한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가 임직원들에게 장문의 사내 공지를 통해 이번 업데이트의 배경과 과정을 해명했지만, 공식적인 사과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30일 ICT 업계에 따르면 홍 CPO는 29일 카카오톡 첫 화면에 친구목록을 되살린다고 발표한 직후, 내부 공지를 통해 격자형 피드 도입 배경을 ‘소셜 확장’과 ‘메신저 서비스 강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업데이트가 메신저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으며, 앱 다운로드 수와 트래픽은 큰 변동이 없다고 전했다. 다만 “숫자와 관계없이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밝혔을 뿐, 공식 사과나 책임 인정은 없었다.
이번 개편은 카카오가 지난 23일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 2025’에서 발표한 뒤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사실상 롤백을 결정한 초유의 사례다. 업데이트 직후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주하면서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카카오톡 자동 업데이트를 끄는 방법이 공유됐고, 앱스토어에는 1점 리뷰가 쏟아졌다. 급기야 네이트온 등 대체 메신저가 반사이익을 얻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내부적으로도 후폭풍은 거세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홍 CPO가 개발자 등 실무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업데이트를 강행했다”는 폭로성 게시글이 올라왔다. 카카오 직원 인증 계정으로 확인된 이 글은 사실 여부가 불분명하지만, 리더십 논란에 불을 지폈다.
업계 일각에서는 토스뱅크 대표 출신인 홍 CPO가 카카오 입사 이후 조직의 협업 도구를 슬랙으로 전환하고 ‘토스식 공지’ 문화를 도입하는 등 조직문화에 급격한 변화를 시도하면서 내부와의 충돌이 불가피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는 현재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친구목록을 첫 화면에 복원하는 한편, 피드형 콘텐츠는 별도의 ‘소식’ 메뉴로 분리하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 다만 이번 개선안은 4분기 이후에야 적용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단순한 기능 조정보다 이용자와 조직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명확한 책임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용자 불편이 발생한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향후 업데이트에서는 피드백을 충실히 반영하겠다”고 밝혔지만, 홍 CPO의 해명이 사과 없이 끝난 만큼 진화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