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한미 양국의 전략광물 협력 강화와 공급망 안정을 위한 구체적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고려아연은 전략광물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갖고 있다”며 “한미 양국의 경제안보 성공 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29일 경주 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열린 ‘APEC CEO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행사는 지난 8월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방문 중 진행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의 후속 논의로, 전략광물·AI·조선·항공우주·에너지 등 5대 핵심 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한미 양국 정부 고위 관계자와 주요 기업 CEO들이 대거 참석했다. 전략광물 분야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속에서 양국이 협력을 확대해야 할 핵심 의제로 부각됐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이 한국을 대표하는 전략광물 생산기지이자 글로벌 공급망 허브로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직접 소개했다.
그는 “중국이 전략광물을 무기화하면서 자유무역의 황금기가 다시 오기 어려운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며 “이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미국과 동맹국들이 협력을 강화하고 공급망을 재편할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려아연은 지난 50년간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비철금속 공급망을 구축해온 세계적 리더로, 한미 양국이 공동으로 직면한 전략광물 문제의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고려아연은 아연·연·동 등 기초금속은 물론 금·은·백금 등 귀금속, 그리고 안티모니·인듐·비스무트·텔루륨 등 희소금속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특히 방위산업에 필수적인 안티모니는 올해 6월부터 미국에 직접 수출 중이며, 중국의 수출 제한으로 공급난을 겪던 미국 방산업계에 숨통을 틔워줬다.
또 반도체·태양광·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의 핵심소재인 인듐 생산에서도 고려아연은 중국을 제외하면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미국의 한국산 인듐 의존도는 2020~2023년 기준 29%로 가장 높으며, 이는 대부분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서 생산된 제품이다.
고려아연은 이러한 기술력과 생산역량을 바탕으로 미국과의 전략광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세계 최대 방산기업 록히드마틴과 전략광물 게르마늄 공급 MOU를 체결했다. 게르마늄은 반도체와 군사 광학기기, 인공위성 등 첨단 산업의 핵심 소재로, 중국이 지난해 수출을 제한한 바 있다.
최근 고려아연은 또 다른 전략광물인 갈륨 생산 설비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갈륨 역시 반도체 및 통신 장비 제조에 필수적인 소재로, 중국의 수출통제 품목에 포함돼 있어 미국 및 동맹국들의 대체 공급망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은 록히드마틴과의 협력, 안티모니 대미 수출 확대 등을 통해 미국 방위산업의 전략광물 공급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제련 기술력으로 안정적이고 투명한 공급망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미 동맹이 경제안보의 새로운 모범이 되기 위해서는 전략광물 분야에서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고려아연은 공급망 다변화와 기술 혁신을 통해 양국이 함께 성장하는 진정한 파트너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려아연은 현재 미국과 호주, 한국을 잇는 글로벌 전략광물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중이다. 이를 통해 한미 동맹 중심의 ‘비(非)중국 공급망’을 강화하고, 첨단산업과 방산 분야의 핵심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글로벌 허브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최윤범 회장은 “고려아연은 단순한 자원 기업이 아니라, 미래 산업 경쟁력의 근간을 책임지는 기술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수십년간 쌓아온 제련 기술력과 ESG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한미 양국의 경제안보 협력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