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서연옥 기자] 신세계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 일부 사업권을 반납하며 철수한다. 신세계가 인천공항에서 면세점을 철수하기는 신라호텔에 이어 두번째다.
신세계디에프는 30일 이사회를 열고 제1터미널 DF2 권역(화장품·향수·주류·담배) 영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구역은 2023년 확보한 10년 계약 사업권으로, 이번 결정에 따라 신세계면세점은 내년 4월 27일까지 운영한 뒤 철수한다.
신세계면세점 측은 철수 이유에 대해 “고환율과 경기 둔화, 소비 패턴 변화, 주 고객의 구매력 약화 등으로 면세 시장 환경이 불확실하며, 운영 지속시 경영상 손실이 과도하다”고 밝혔다. 신세계면세점은 DF2 권역 운영 중 월 50억~1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업권 반납으로 부담해야 할 위약금은 약 1,900억 원에 달한다.
이번 결정은 앞서 신라면세점이 DF1 권역에서 철수를 선언한 데 이어 나왔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양사는 2023년 객단가 기준 임대료를 납부하는 조건으로 사업권을 확보했으나,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소비 구조와 매출 부진으로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조정을 요청했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 측은 신라와 신세계면세점의 임대료 인하 요청을 수용하지 않았다. 법원은 강제조정안으로 신라면세점 임대료 25%, 신세계면세점 27.2% 인하를 권고했으나, 공항공사가 이의를 제기하며 효력이 무산됐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번 철수 후 남은 DF4 권역(패션·잡화)과 시내 면세점인 명동점을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과 체질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운영을 지속할 경우 손실이 더 커진다고 판단해 철수를 결정했다”며 “남은 영업장에 역량을 집중해 수익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면세점업계에서는 이번 철수로 인천공항 DF1·DF2 권역에 대한 재입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고환율, 소비 둔화, 높은 임대료 부담이 겹치면서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받던 공항 면세점 시장도 구조적 변화가 불가피해졌다는 평가다.
이번 사례는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소비 구조와 임대료 산정 방식의 역설적 상황이 기업 수익성을 크게 훼손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사업권 반납 절차를 진행하며 후속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재입찰 일정을 조만간 확정할 예정이다.
신세계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연이은 철수는 공항 면세점의 사업 환경이 과거와 달리 지속적인 수익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며, 면세점 업계에도 경영 전략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