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허성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한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양국 관계가 전면적으로 회복되고,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서 실용과 상생의 길로 다시 나아가게 됐다”고 평가했다. 양국 정상이 11년 만에 얼굴을 맞댄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맞이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중, 역사를 넘어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갑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번 회담의 의미를 직접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를 다시 복원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출발점”이라며 “이번 회담은 단순한 외교 행사가 아니라, 양국 국민 모두에게 실질적 이익을 안겨줄 새로운 협력의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전날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성사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 방문은 2014년 박근혜 정부 이후 11년 만의 국빈 방문이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담 자리에서 “양국은 이사 갈 수 없는 이웃이자, 분리될 수 없는 협력 파트너”라는 시 주석의 발언을 언급하며, “그 말처럼 한국과 중국은 사회제도나 이념의 차이를 넘어 오랜 시간 신뢰를 쌓아온 친구”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간 양국이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함께 만들어 온 우정과 역사는 흔들림 없이 이어져 왔다”며 “이번 회담은 양국 관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고위급 소통 채널의 정례화와 인적·지역 교류 확대에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 간 대화뿐 아니라, 지방정부·민간 차원의 교류도 활성화해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특히 양국은 ‘민생 중심 외교’라는 공통된 인식을 공유했다. 이 대통령은 “무엇보다 국민의 삶이 최우선이라는 공감대 위에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회담을 계기로 경제·산업·문화·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라며 “한중관계가 단순한 교역 관계를 넘어,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 실질적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합의된 경제 분야 협력 강화 방안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그는 “양국 간 70조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통해 금융 시장과 교역의 안정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부문 협상을 가속화해, 경제협력의 제도적 기반을 더욱 튼튼히 다질 것”이라며 “양국 기업과 국민이 실질적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번 회담은 실질적 경제 협력을 복원하고 안정적 교역 기반을 구축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며 “한중 관계가 ‘정치적 긴장 속의 냉각기’를 지나, 상생의 국면으로 전환하는 신호탄”이라고 해석했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의 초청에 응해 “머지않은 시일 내 중국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시 주석이 초대의 뜻을 전해주신 만큼, 조만간 중국을 찾아 양국이 한층 더 가까운 이웃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11년 만에 국빈으로 한국을 찾아준 시 주석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이번 회담이 동북아 평화와 공동번영의 토대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의 메시지는 한국어와 중국어로 병기됐다. 이는 양국 국민에게 직접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외교적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정치권과 외교가는 이번 회담을 두고 “한중 관계 정상화의 분수령”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경제·안보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간 긴장이 이어졌지만, 정상 간 직접 대화를 통해 ‘관계 복원’의 실마리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양국이 실용적 협력과 경제 중심의 관계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했다”며 “정상간 신뢰가 회복된 만큼, 기업 교류·문화 교류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한중 정상회담인 이번 만남은, 한중 관계가 다시 ‘협력과 공존’의 궤도로 복귀하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