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퇴직연금 제도 도입 20년을 맞은 가운데 국내 퇴직연금 시장의 중심축이 바뀌고 있다. 임금 상승세 둔화와 운용 환경 개선이 맞물리면서 기존 확정급여형(DB형)에서 확정기여형(DC형)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7일 ‘퇴직연금 도입 20년, DB형에서 DC형으로의 머니무브가 시작됐다’는 제목의 리포트를 발간해 주목된다. 이번 보고서는 임금 구조 변화와 제도 개선이 DC형 확산의 핵심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DB형 퇴직연금의 비중은 2012년 73.9%에서 2024년 49.7%로 떨어지며 처음으로 과반 이하로 내려갔다. 이는 임금체계의 평탄화와 저성장 국면이 맞물린 결과다. 신입과 장기근속자 간 임금 격차가 2016년 2.3배에서 올해 2.0배로 완화됐고, 실질임금상승률도 2000년대 2.3%에서 최근 5년간 0%대에 머물렀다.
퇴직연금 운용 제도 개선도 DC형 확산에 힘을 보탰다. 2015년 운용 규제가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로 전환되고, 위험자산 편입 한도가 40%에서 70%로 상향된 데 이어 2022년에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이 도입됐다. 이로써 승인상품 내 위험자산 편입이 최대 100%까지 가능해지며 운용의 자율성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DC형의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24년 기준 DC형 퇴직연금 내 실적배당형 비중은 23.3%로, 최근 5년간 7.6%포인트 증가했다. TDF(타깃데이트펀드)나 일임형 상품 등 글로벌 분산투자와 자산 리밸런싱이 자동화된 상품의 수요도 늘고 있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이규성 선임연구원은 “저성장과 임금 평탄화 시대에는 ‘최종임금’보다 ‘글로벌 분산투자와 주기적 리밸런싱’이 노후성과를 결정짓는다”며 “디폴트옵션의 고도화와 금융투자교육 강화로 퇴직연금이 스스로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