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리딩금융의 성적표는 숫자가 먼저 말했다. 2698억 원. 올해 1분기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순이익 격차다. 1년 전 같은 기간엔 2086억 원이었다. 올핸 2698억원으로 격차가 600억 원 더 벌어졌다. 수년간 엎치락뒤치락하던 리딩금융 경쟁이 처음으로 눈에 띄는 간격을 만들었다.
KB금융은 1분기 당기순이익 1조8924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다. 신한금융은 1조6226억 원으로 9.0% 늘었다. 둘 다 성장했지만 속도가 달랐다. 이번 1분기 성적표는 두 회장에게 성격이 다른 시험이었다. 양종희 회장은 연임을 앞두고 성과로 말해야 하는 자리였다. 진옥동 회장은 연임 이후 2기 체제를 어떻게 끌고 갈지 처음으로 보여줘야 했다. 같은 1분기지만 두 사람이 받아든 무게는 달랐다.
양 회장의 전략은 취임 이후 일관됐다. 비은행과 자본시장 강화. 이번 분기에서 그 선택이 수치로 확인됐다. KB금융의 비은행 순이익 기여도는 43%까지 올라섰다. 1년 전 같은 기간 35%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8%포인트 가까이 뛴 것이다. 이자이익 증가세가 꺾인 환경에서 비은행이 실적을 받치는 구조가 자리를 잡았다.
자본시장 흐름도 맞아떨어졌다. 1분기 주식 거래대금이 늘고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증권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수익이 동시에 뛰었다. 트레이딩 부문까지 살아나며 비은행 포트폴리오 전체가 실적을 끌어올리는 축으로 작동했다.
진 회장의 선택은 달랐다. 안정. 은행 중심 구조를 유지하면서 이자이익의 흔들림 없는 흐름을 지키는 데 방점을 찍었다. 실제로 이자이익은 견조했다. 문제는 자본시장이 살아난 분기에 비이자이익에서 차이가 났고, 그게 순익 격차로 이어졌다. 기준금리 정점 이후 예대마진 확대 여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은행 중심 수익만으로는 KB와의 간격을 좁히기 어려웠다.
건전성은 양사 모두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다만 자영업자 대출과 기업 여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대손비용이 어느 쪽에 먼저, 얼마나 크게 반영되느냐가 2분기 이후 판세를 바꿀 수 있는 변수다.
리딩금융 경쟁의 잣대가 바뀌고 있다는 건 이번 분기가 보여준 가장 중요한 신호다. 자산 규모나 대출 잔액 같은 외형 지표가 아니라, 수익 구조를 어떻게 짜느냐가 실적을 가르기 시작했다. 금리 사이클이 꺾이는 구간일수록 이 차이는 더 선명해질 수 있다.
물론 1분기 결과가 전부는 아니다. 자본시장 환경이 꺾이면 비은행 비중이 높은 KB도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진 회장의 안정 전략이 오히려 방어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국면도 온다. 한 분기 성적으로 전략의 우열을 단정 짓기엔 이르다.
첫 시험에서 양종희 회장이 앞섰다. 그것만은 분명하다. 진옥동 회장이 어떤 카드로 반격에 나설지, 그리고 시장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에 따라 리딩금융 타이틀의 무게추는 언제든 다시 흔들릴 수 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의 2026 레이스는 이제 겨우 1라운드를 마쳤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