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4 (금)

  • 맑음동두천 17.9℃
  • 맑음강릉 16.2℃
  • 맑음서울 18.8℃
  • 맑음대전 18.4℃
  • 맑음대구 15.7℃
  • 맑음울산 15.7℃
  • 맑음광주 18.9℃
  • 맑음부산 17.9℃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17.8℃
  • 맑음강화 17.9℃
  • 맑음보은 15.9℃
  • 맑음금산 16.6℃
  • 맑음강진군 18.4℃
  • 맑음경주시 16.0℃
  • 맑음거제 17.0℃
기상청 제공
메뉴

[비즈 인사이트] 조원태 7년, 다른 회사로 변신한 대한항공

팬데믹 3년 버티고 4년은 체질 전환…수익 내는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
외형 2배 확대 속 이익 변동성 확대…비용 구조와 사이클 민감도 상승
아시아나 통합이 분기점…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로 최종 평가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대한항공의 숫자는 단순하지만 의미는 무겁다. 2019년 4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취임 이후 7년, 대한항공은 규모의 확대를 넘어 수익을 만들어내는 방식 자체가 달라진 회사로 재편됐다. 위기 국면에서 시간을 버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 구조를 바꾸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 특징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019년 매출 12조원대 외형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1000억원대에 머물렀고, 당기순손실 622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에서 이익을 내고도 금융비용과 환율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는 구조였다. 조 회장 취임 첫해 대한항공의 재무 구조는 불안정한 모습이었다. 이같은 취약성은 2020년 팬데믹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매출은 7조6062억원으로 급감했고, 국제선 여객 수요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기존 사업 모델이 기능을 잃었다. 국내외 여행객이 급감하는 팬데믹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대한항공은 이 시기 빠르게 방향을 틀었다. 여객 중심 구조를 화물 중심으로 재편하며 수익 기반을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환하는 방식까지 동원하며 공급을 맞췄다. 글로벌 주요 항공사들도 같은 선택을 했지만, 대한항공은 기존 화물 노선망과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전환 속도에서 차이를 보였다는 평가가 많다. 여기에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화물 운임이 급등한 외부 환경이 겹치며 실적 방어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성과는 매출이 아니라 이익에서 먼저 나타났다. 2021년 매출은 9조원 수준에 머물렀지만 영업이익은 1조4179억원으로 급증했고, 순이익도 흑자로 돌아섰다. 비용 통제와 수익 구조 재편이 동시에 작동한 결과다. '조원태 효과'는 뚜렷했다. 2022년에는 매출 14조960억원, 영업이익 2조8305억원으로 외형과 수익이 함께 확대되며 정점을 형성했다. 이 시기를 거치며 대한항공은 단순 운송업체를 넘어 수익성 중심 구조로 전환했다는 평가가 가능해졌다.

이후 흐름은 다시 정상화 과정으로 들어갔다. 2023년부터 여객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실적의 중심이 화물에서 여객으로 이동했다. 매출은 16조1117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팬데믹 기간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화물 운임이 안정화되면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조정이다. 2024년에는 매출 17조8707억원, 영업이익 2조1102억원으로 외형과 수익이 균형을 맞추며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변곡점은 2025년에 나타났다. 매출은 25조2255억원으로 2019년 대비 2배 이상 확대됐지만 영업이익은 1조1135억원으로 줄었다. 순이익도 6000억원대에 머물렀다. 외형 성장과 수익성 약화가 동시에 나타난 것이다. 단순한 경기 변수라기보다 비용 구조 자체가 달라진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비용 구조를 보면 변화의 방향이 보다 분명해진다. 항공유 가격 상승으로 연료비 부담이 크게 늘었고, 환율 변동은 외화 부채 평가손익을 흔들었다. 여객 수요 회복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인력과 기재 투입이 확대되면서 고정비 비중도 높아졌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 통합 준비 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과 구조조정 지출이 더해졌다. 외형 확대와 함께 비용 기반도 커지면서 수익 변동성이 확대된 구조로 바뀌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과거보다 규모는 커졌지만, 동시에 유가·환율·수요 사이클에 더 민감한 사업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지주사 한진칼의 흐름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2020년 영업손실 2211억원으로 크게 흔들렸던 한진칼은 이후 흑자 기조로 전환했지만, 2025년 다시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순이익은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자회사 실적과 지분법 이익 변동에 영향을 받는 구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진칼은 그룹 차원의 투자 판단과 통합 전략을 조율하는 역할이 더 부각되고 있다. 단순 실적보다 지배구조 안정과 의사결정 기능이 중요해진 국면이다.

 

앞으로의 핵심 변수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이다. 노선망 결합을 통한 환승 경쟁력 강화, 항공기 도입과 정비, 지상조업 등에서의 규모의 경제가 기대된다. 반면 중복 노선 조정 과정에서 슬롯 반납과 운수권 재배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서로 다른 임금 체계와 노사 구조를 통합하는 과정도 변수로 남아 있다. 아시아나가 안고 있던 재무 부담 역시 통합 이후 관리해야 할 과제다.

 

결국 통합의 성패는 실행 속도에 달려 있다. 시너지가 실제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으로 얼마나 빠르게 이어지느냐가 핵심이다. 외형 확대는 이미 확인된 만큼, 시장의 시선은 이익의 질과 안정성으로 이동하고 있다.

 

조원태 회장의 지난 7년은 위기를 버티는 데서 출발해 사업 구조를 바꾸는 단계까지 이어진 시간이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나타난 성과의 일부는 팬데믹이라는 특수 환경에 영향을 받았다는 점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향후 평가는 다른 기준에서 이뤄진다. 외형이 아니라, 외부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수익 구조를 구축할 수 있는지 여부다. 대한항공의 다음 성적표는 통합 이후 정상화된 환경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오늘의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