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2024년 경영 성적표를 받고 활짝 웃었다. 신한금융그룹이 지난해 4조5000억원 규모로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역대 두번째 실적을 기록한데다 신한은행이 3조7000억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6년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는 등 두마리 토끼를 잡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이 4조517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6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대비 3.4% 늘어난 금액이다. 영업이익의 안정적인 성장과 대손비용 감소 영향으로 지난 2022년 당시 기록했던 역대 최대 실적(4조6656억원)에 근접하는 호실적다. 하지만 지난 2022년 순이익에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세후 3220억원)이 포함된 만큼, 이를 고려하면 사실상 신기록을 세운 셈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책준형 자산신탁 등 위험자산에 대한 충당금 적립을 통해 손실 흡수 여력을 최대한 확보했다"며 "4분기중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된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그룹 핵심 사업 부문인 은행을 중심으로 손익을 방어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연간 이자이익은 11조402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4% 증가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해 누적 순이자마진이 전년보다 하락했지만, 금리와 연동되는 대출자산이 2023년 말보다 7.3% 늘면서 전체 이자이익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수료 등 비(非)이자 부문의 이익(3조2575억원)은 5.0% 줄었다. 수수료 이익은 2.6% 늘었지만, 금리·환율 변동에 따라 유가증권·외환파생상품·보험금융 등이 부진했기 때문이라는 게 신한금융의 분석이다.
글로벌 손익은 7589억원을 기록해 38.1% 급증했다. 핵심 자회사인 은행을 중심으로 이자이익 중심의 성장과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통한 비용 효율성 제고가 적중했다. 특히 신한베트남은행과 SBJ은행은 각각 당기순익 2640억원, 1486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며 글로벌 손익 확대를 견인했다
계열사별로는 신한은행의 당기순익은 3조6954억원을 기록하며 리딩뱅크 자리를 꿰찼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모두 고르게 성장하면서 20.5% 증가했다. 가계 부문과 기업 부문에서의 대출 자산이 순조롭게 성장하면서 원화대출금 규모는 10.3% 커졌다. 연체율과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0.27%, 0.24%로 안정적인 관리 구조를 보였다.
비은행 계열사의 경우엔 신한투자증권과 신한라이프가 당기순익 2458억원, 5284억원을 거뒀다. 각각 143.6%, 11.9% 증가한 금액이다. 반면 신한카드와 신한캐피탈은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신한카드의 당기순익은 5721억원으로 7.8% 감소했다. 4분기중 시행된 희망퇴직 등으로 비용이 발생하면서 순익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신한캐피탈은 61.5% 감소한 1169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작년 4분기 실적만 보면, 신한금융그룹 전체 순이익은 4734억원으로 전년 동기(5497억원)보다 13.9% 줄었다. 더구나 직전 3분기(1조2971억원)와 비교하면 63.5% 급감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희망퇴직 비용 등의 영향으로 4분기 판매관리비가 전 분기대비 19.7%나 늘어난 데다, 부동산 관련 추가 충당금 적립 등으로 4분기 대손비용도 전 분기보다 49.6%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그룹과 신한은행의 작년 4분기 기준 NIM(1.86%·1.52%)도 3분기(1.90%·1.56%)보다 0.04%p씩 떨어졌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날 실적 발표에 앞서 이사회를 열고 주주 환원 차원에서 작년 4분기 주당 배당금을 540원으로 의결했다. 아울러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도 결정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작년 12월 말 기준으로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03%로, 안정적 수준의 자본비율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올해 들어 이미 총 6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을 결정했고, 1조1000억원 규모의 배당을 더해 올해 모두 1조7500억원이 넘는 총 주주 환원 조치를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