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2 (수)

  • 흐림동두천 8.0℃
  • 구름조금강릉 15.5℃
  • 서울 9.3℃
  • 맑음대전 15.4℃
  • 맑음대구 18.4℃
  • 구름많음울산 19.2℃
  • 흐림광주 15.5℃
  • 구름많음부산 15.1℃
  • 구름조금고창 13.4℃
  • 흐림제주 13.1℃
  • 흐림강화 5.8℃
  • 구름조금보은 13.8℃
  • 맑음금산 14.9℃
  • 구름조금강진군 15.8℃
  • 구름조금경주시 18.7℃
  • 구름많음거제 15.0℃
기상청 제공
메뉴

대기업 신임 사외이사 ‘출신’ 살펴보니...“관료 늘고 vs 학자 줄고”

CXO연구소, 2019년과 2025년 선임 사외이사 특징 비교 분석
평균연령, 2019년 57.7세→올해 58세…장·차관급 거물인사 8명
SK하이닉스, 두산퓨얼셀, 에코프로비엠 등은 사외이사 숫자 줄여
장·차관급 거물급 사외이사 신규 영입한 곳 삼성 계열사 다수 차지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국내 대기업 주주총회(주총) 시즌이 3월 예고된 가운데 올해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는 교수 등 학자 출신은 줄고 고위공직 등을 역임한 관료 출신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차관급 이사 거물급 인사의 이사회 진출이 두드러졌다. 일부 기업에선 사외이사 자리를 줄이는 등 이사회 규모가 축소됐다.

 

10일 한국CXO연구소는 최근 ‘이사회소집결의서’ 등을 제출한 42개 기업을 대상으로 벌인 ‘2019년과 2025년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 특징 비교 분석’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올해 주총 전에 물러나야 하는 의무교체 사외이사는 56명, 신규 영입된 사외이사는 5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55명중 2명은 1~3년 단위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다른 인물로 대체했다. 또 53명은 6년 임기를 모두 채우고 퇴진하는 사외이사 후임으로 영입된 사례다. 실질적으로 2019년 56곳이던 사외이사 자리는 올해는 53곳으로 3곳 줄면서 전체적인 이사회 규모는 5% 정도 축소됐다.

 

이번 조사 대상 기업중 ▲SK하이닉스 ▲두산퓨얼셀 ▲에코프로비엠 등은 사외이사를 줄였다. 이중 SK하이닉스는 SK하이닉스는 기존 6명이던 사외이사가 5명으로 줄었다. 2019년 때부터 활동해오던 사외이사중 1명이 이달 3월 주총 전에 6년 임기를 채우고 물러났지만 후임 사외이사를 영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산퓨얼셀과 에코프로비엠도 각각 사외이사 2명씩 6년 임기를 채우고 떠나지만, 이제호(두산퓨얼셀)·안완기(에코프로비엠) 사외이사 각 1명씩만 신규 영입했다. 이와 관련 CXO연구소 측은 향후 사외이사에 대한 책임이 강화돼 이사회를 점차 축소하려는 분위기는 팽배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규 영입되는 사외이사의 연령도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실제로 지난 2019년 신규 선임 사외이사 평균 연령은 57.7세였지만 올해는 58세로 나타났다. 또 올해 선임된 사외이사 가운데 50대는 줄고 60대가 다소 증가했다. 특히 2019년 당시 50대 초반(50~54세)과 50대 후반(55~59세) 출생자 비중은 각각 17.9%, 37.5%였지만 올해는 10.9%, 18.2%로 낮아졌다. 이와 대조적으로 60대 초반(60~64세)생은 23.2%에서 49.1%로 증가했다.

 

40대 젊은 사외이사는 6년 전과 비교하면 올해 다소 많아졌다. 40대 사외이사는 2019년 당시 8.9%에서 올해는 12.7%로 상승했다. 특히 1980년대생 중에서는 김주호(1982년생) 카이스트 전산학부 교수와 스티븐송(1981년생) 스카코리아 대표이사 등도 40대 사외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주호 교수는 멀티캠퍼스, 스티븐송 대표이사는 금호건설 사외이사로 지목돼 사외이사 승인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여성 사외이사는 2019년 당시 5.4%에서 올해는 7.3%로 우상향 흐름을 보였다. 올해는 ▲현대자동차 ▲SK바이오팜 ▲한진칼 ▲LG헬로비전 등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새로 배출했다. 이중 현대자동차는 김수이 전(前)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 글로벌 PE 대표, SK바이오팜은 조경선 전(前) 신한DS 대표이사 및 신한은행 디지털개인그룹 부행장 출신을 영입했다. 또 한진칼은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 등을 역임한 조인영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LG헬로비전은 최수정 숭실대 경영학부(재무전공) 교수를 이사회 멤버로 낙점했다. 이들 사외이사 후보자들도 주총에서 안건 통과를 기다리는 상태다.

올해 영입된 신규 사외이사는 예전에 비해 기업체 CEO와 임원 등 재계 출신과 판·검사, 변호사 등 율사(律士) 출신은 다소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학자와 관료 출신간에는 희비가 엇갈렸다. 실제로 대학 교수 등의 학자 출신은 2019년 48.2%에서 2025년엔 38.2%로 10%포인트(p) 낮아진 반면 관료 출신은 12.5%에서 23.6%로 11.1%p 상승하는 등 반대 양상을 보였다. 특히 관료 출신의 경우 고위공직자 중에서도 장·차관급 거물급 인사는 2019년 2명에서 올해는 8명으로 4배 급증했다.

 

이번 조사 대상 기업중 장·차관급 거물급 인사를 올해 신규 사외이사로 영입한 곳에는 삼성 계열사가 다수 속했다. 여기에는 ▲삼성생명보험(구윤철 前 기획재정부 제2차관 및 국무조정실 실장) ▲삼성중공업(김상규 前 조달청장 및 감사원 감사위원) ▲삼성E&A(문승욱 前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삼성바이오로직스(이호승 前 기획재정부 1차관 및 대통령실 정책실장) 등이 포함됐다.

 

삼성 계열사뿐 아니라 ▲DB하이텍(홍남기 前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정섭 前 환경부 차관) ▲에스비에스(임환수 前 국세청장/최윤수 전(前) 국가정보원 제2차장) 등의 기업도 장·차관급 출신 거물급 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율사 출신은 올해 6명이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5명이 판사 출신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역임한 김창보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는 SK텔레콤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됐고, 서울고등법원 판사 등을 거친 김무겸 로고스 변호사는 두산밥캣 사외이사로 추천됐다.

 

올해 40% 가까이 추천된 학자 출신 중에서는 재무·회계를 포함한 경영학 관련 교수가 71.4%로 다수를 차지했다. 이공계열 분야 교수는 28.6%다. 대표적인 이공계열 학과 교수 중에서는 ▲이혁재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삼성전자 사외이사) ▲정진택 고려대 기계공학부 교수(두산에너빌리티) ▲김찬우 고려대 인공지능학 교수(현대위아) 등이 있다. 이중 정진택 교수는 고려대 총장 출신이고, 김찬우 교수는 삼성전자 글로벌AI센터 담당 부사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이혁재 교수는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 소장 등도 겸직하는 반도체 전문가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올해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중 70% 정도는 다른 회사의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는 참신한 인물로 채워졌다”며 “올해 6년 임기가 끝나자마자 다른 회사로 바로 자리를 옮기는 이들도 10% 수준으로 나타나 구관이 명관이라는 인식과 함께 ‘사외이사 돌려막기’ 현상은 올해도 여전했다”고 말했다.


오늘의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