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성 기아 사장 [사진=기아]](http://www.seoultimes.news/data/photos/20250415/art_17441842485073_a2d7f7.jpg)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기아가 중국 시장 부진을 고려해 2030년 중장기 목표를 당초보다 11만대 적은 419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친환경차 판매 목표도 15만대 감소한 233만3000대로 변경했다.
다만 역대 최대 규모의 5개년 투자 계획을 내놓으면서 미래 모빌리티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기아가 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중장기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글로벌 판매 목표 11만대↓…친환경차는 15만대↓=2025년 재무목표로는 ▲매출 112조 5천억원(전년 실적 대비 4.7% 증가) ▲영업이익 12.4조원(2.4% 감소) ▲영업이익률 11.0%(0.8% 포인트 감소)를 제시했다.
기아는 올해 글로벌 시장 판매목표를 322만대로 설정하고 ▲2027년 375만대 ▲2030년 419만대, 시장점유율 4.5%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2030년은 중국 판매목표 현실화에 따라 지난해 인베스터데이에서 발표한 430만대 대비 11만대 조정한 목표로 새롭게 설정했다.
지역별로는 2030년 북미에서 111만대, 유럽에서 77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58만대, 인도에서는 40만대 판매를 목표하고 있다. 친환경차 판매는 2025년 89만7000대(판매 비중 28%)에서 2030년 233만3000대(비중56%)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중 전기차는 125만9000대를,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107만4000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특히 2030년 주요 4대 시장별 친환경차 판매비중은 북미 70%, 유럽 86%, 국내 73%, 인도 43%까지 적극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차 판매 확대를 위해 라인업도 강화해 나간다. 올해 말 기준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내연기관 23종, 전기차 9종 등 총 32종에서, 2030년에는 내연기관 17종, 전기차 15종으로 전동화 비중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2029년까지 42조원 투자…주주가치 제고=기아는 2029년까지 5년간 총 42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종전 5개년 계획(2024∼2028년 38조원)보다 4조원 증가한 수준으로, 기아가 역대 발표한 5개년 계획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중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는 19조원이다.
대내외 여건으로 중장기 판매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미래 모빌리티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42조원 가운데 미래 사업 투자분은 19조원이다. 세부적으로 전동화(67%), 소프트웨어중심차(SDV·9%), 미래항공모빌리티(AAM)·로보틱스(8%), 에너지(5%), 모빌리티(3%) 등으로 나뉜다.
기아는 "(전동화에선) 높은 에너지 밀도, 개선된 저온 성능을 확보한 5세대 배터리를 개발해 전기차 성능을 극대화할 방침"이라면서 "자율주행에선 자체 소프트웨어를 고도화하고 SDV와 연동한 기술을 지속 개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030년까지 전기차 모델을 15종으로 확대하고 하이브리드는 10종의 라인업을 완성해 99만3000대까지 판매하겠다는 구상이다. 충전 인프라의 경우 2030년까지 국내 1만3000기 이상, 북미 5만기 이상, 유럽 1만7000기 이상을 구축할 예정이다.
기아는 또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주주 환원 정책도 지속적으로 펼친다. 연 10% 이상의 매출 성장, 10% 이상의 영업이익률 달성, 자기자본이익률 (ROE) 15% 이상의 효율적인 자본 운영을 통해 27년까지 총 주주환원율(TSR, 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분) 35%를 목표하고 있다.
기아는 배당 우선 정책으로 주주들에게 안정적인 이익 환원을 위해 최소 주당 배당금을 5천원으로 확정하고 배당성향을 최소 25% 이상으로 설정했다. 아울러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는 연중 상·하반기 분할 매입해 100% 소각하는 등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PBV·픽업 라인업 확대…지역별 생산체계 구축=기아는 화성 EVO 플랜트 PBV 전용공장 신설을 통해 20만대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해외 공장의 생산 능력을 최대로 활용해 시장별 수요 변동에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시장에서는 올해 하반기 출시하는 PV5를 시작으로 2027년 PV7, 2029년 PV9을 순차 출시할 계획이다. 판매량은 2030년 유럽 13만3000대, 국내 7만3000대, 기타 4만5000대 등 총 25만대를 목표하고 있다. 모델별로 PV5 13만5000대, PV7·PV9 11만5000대다.
하이브리드는 글로벌 수요 증가에 따라 올해 K5, K8, 니로, 스포티지, 쏘렌토, 카니발 등 6종의 차종을 총 49만200대 판매하고, 2030년까지 전 세그먼트에 걸친 포트폴리오로 확대로 10종의 라인업을 완성하고 99만3000대까지 늘린다.
기아는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를 위해 파워트레인 생산시설 증량을 통해 2030년 90만대 이상의 공급 능력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에는 소형, 중형, 대형 차종을, 해외시장에서는 소형, 중형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증량하는 등 시장별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예정이다.
기아는 2030년 판매 419만대 중 미국, 유럽, 한국 등 선진 시장에서 총 246만대를,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총 173만대를 목표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친환경차 현지생산을 지속 강화해 대외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유연 공급 체계를 통한 공급 다변화 등 최적 사업 전략 운영으로 2030년 101만대 판매, 시장점유율 6.1%를 달성할 계획이다.
픽업 시장에서는 연평균 8만대 목표로 시장점유율 6%(북미 지역 제외)를 확보한 뒤 북미에서는 중형 전동화 픽업을 출시해 중장기 연 9만대 판매와 시장 점유율 7%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커넥티드카 서비스(CCS)는 내년 말까지 아프리카, 중동, 아태, 중남미 등으로 확대해 총 71개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별 생산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국내는 전기차(EV) 개발·생산의 허브 역할을 하고 미국은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픽업, 유럽은 중소형 SUV·해치백, 인도는 현지 소형 SUV를 주력 차급으로 맡는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기아는 단순 이동 수단을 넘어 공간을 혁신하고 시간을 가치 있게 만드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며 "앞으로도 내실을 강화하고 자동차 시장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중장기 전략을 실행함으로써 브랜드의 발전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