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9일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워싱턴으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seoultimes.news/data/photos/20250731/art_17537904500013_9346c3.jpg?iqs=0.3246800229073752)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에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한미 관세협상 지원사격을 위해 미국 워싱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특히 이 회장은 대한민국 최대 그룹의 총수인데다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지 12일 만의 공식 첫 해외 출장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미간 상호관세 발효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 회장의 워싱턴행이 우리 정부의 관세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회장의 워싱턴행에 세인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 오후 3시 50분께 김포공항을 통해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했다. 이번 출장은 무죄 판결 이후 첫 공식 해외 일정이다. 이 회장은 당초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글로벌 테크 CEO 모임 '구글 캠프' 참석을 예고했다. 하지만 구글 캠프에 앞서 미국 방문을 선택한 것이다.
재계는 이번 출장의 주요 목표로 미국내 파트너사와의 협력 강화와 신사업 발굴을 꼽았다. 하지만 이 회장이 미국 현지에서 한미 관세 협상 지원 역할도 수행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무죄 판결로 경영에 복귀한 이 회장이 글로벌 현안 해결과 신사업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 이 회장을 비공개 만찬 자리에서 대미 투자 전략과 관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는 게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의 대규모 미국 투자와 글로벌 협력 성과는 협상 테이블에서 한국 정부의 유력한 설득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이번 출장에서 추가 투자 계획이나 미국 기업들과의 첨단 AI 반도체 협력 방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의 미국내 반도체 투자 확대는 관세 압박 완화뿐 아니라 한미간 기술 동맹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이번 출장 결과에 따라 협상 국면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방미는 관세 협상뿐 아니라 삼성의 글로벌 전략에도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중이다. 내년 가동을 목표로 테일러에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미국 현지에 370억달러(약 54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1만2000개의 건설 일자리와 3500개의 제조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수준이다.
28일 발표된 테슬라와의 22조8000억원 규모 파운드리 공급 계약도 관세 협상에서 삼성전자의 존재감을 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계약에 따라 내년부터 테슬라의 차세대 AI칩 AI6를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한편 한미 협상을 앞두고 재계 총수들의 미국행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28일 방미길에 올랐다. 김 부회장은 미국 현지에서 조선산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 구체화를 위해 정부 협상단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