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대한민국의 K-방위산업이 급변하는 국제 안보환경 속에서 ‘기술과 연대’를 기반으로 글로벌 평화와 안보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한국의 방산 기업들이 세계 각국의 파트너들과 협력해 ‘AI 시대의 자주국방’을 실현하는 핵심 주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오션 등 한화그룹 방산 3사는 경북 경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Sustainable Peace for All(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한 평화)’을 주제로 ‘한화 퓨처 테크 포럼: 방산’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2025 APEC CEO 서밋’의 공식 부대행사로, 전 세계 안보·산업·학계 관계자 약 270명이 참석해 첨단 기술을 통한 평화의 미래를 논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손재일 대표이사는 환영사에서 “AI와 첨단 제조기술이 융합되는 대전환의 시대에 평화를 지혜롭고 책임 있게 준비해야 한다”며 “한화의 기술은 도발이 아닌 보호를 위한 기술이며,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평화를 위한 기술’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AI, 스마트 제조, 우주, 에너지 등 미래 프런티어 분야에 지속 투자하며 글로벌 안보협력의 신뢰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에는 KAI, LIG넥스원, 대한항공, 풍산, HJ중공업 등 국내 주요 방산기업은 물론 L3Harris, 노스럽그루먼, BAE시스템즈, 사프란, 에어버스, GA-ASI 등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국내 중소·중견 방산기업들도 함께 자리해 글로벌 네트워킹 기회를 가졌다.

행사에서는 각국 안보 환경 변화와 첨단 기술의 군사적 역할을 다각도로 조명했다. 크리스토퍼 파인 전 호주 국방장관은 ‘전략적 경쟁시대 호주 방위산업 정책’을 주제로 기술혁신과 산업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랠프 우디스 NATO 신속대응군 사령관은 화상연설을 통해 “현대전은 기술이 억제력의 핵심”이라며 국제 공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강은호 전 방위사업청장(현 전북대 교수)은 ‘K-방산의 미래’를 주제로 “기술 중심의 산업 전환이 한국 방산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결정짓는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대담 세션에서는 한화그룹 알렉스 웡 CSO와 존 치프먼 경(IISS 회장)이 ‘AI 시대의 기술주권과 경제안보’를 주제로 심도 깊은 토론을 펼쳤다. 두 인사는 AI·자율화·데이터 기반 국방 기술이 각국의 억제력 균형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논의하며, “기술주권은 경제안보의 핵심 축”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AI와 전장의 미래’를 주제로 한 패널토의에서는 폴 엘윈 HAVOC AI CEO, 마일스 체임버스 UAE EDGE 부사장, 이정민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 올리비에 페르노데 NATO AI 챔피언 소장이 참여했다. 사회를 맡은 마이클 쿨터 한화글로벌디펜스 CEO는 “AI는 전장의 개념 자체를 재정의하고 있다”며 산업 회복력과 글로벌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부 주요 인사들도 영상과 축사를 통해 K-방산의 비전과 육성 의지를 밝혔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한화의 젊은 리더십이 국방 혁신과 글로벌 협력의 새 장을 열고 있다”며 “K-방산의 혁신이 대한민국 기술력을 세계 무대에서 더욱 빛나게 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역시 “대한민국 정부는 ‘방산 4대 강국’을 목표로 방위산업을 핵심 미래산업으로 육성 중”이라며 “AI와 첨단기술이 결합된 방산 협력은 글로벌 평화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축사를 대독한 조현기 자원관리실장은 “AI·유무인 복합체계 등 첨단 기술로 무장한 대한민국 방위산업은 ‘첨단 과학기술군’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민관 협력의 생태계가 지속가능한 평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그룹은 이번 포럼을 통해 글로벌 안보·기술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AI 시대의 기술주권’과 ‘산업 회복력’, ‘지속가능한 평화’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글로벌 방산 혁신의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