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생명보험업계가 지난달 말 도입한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가 시행 8영업일 만에 600건 넘는 신청을 기록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18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한화생명·삼성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생명·KB라이프생명 등 5개사가 지난달 30일부터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를 운영할 결과 8영업일만에 총 605건의 접수와 함께 28억9000만원 가량의 초년도 지급액이 이뤄졌다. 이는 1건당 평균 지급액은 약 477만원, 월 환산금액은 39만8000원 수준이다.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는 종신보험의 사후자산인 사망보험금을 일정 비율 감액해 생전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마련한 제도다. 높은 금리의 보험계약대출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던 기존 종신보험 활용 방식의 한계를 보완한 것이다. 소비자의 자산 운용 유연성과 선택권을 넓히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신청은 설계사를 통한 간접 접수가 불가능하다.
이 제도는 또 고객이 직접 영업점 방문을 통해 대면으로만 할 수 있어 자발적 수요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으로 평가된다. 신청자의 평균 연령은 65.6세로 나타났다. 높은 유동화 비율(평균 89.2%)과 짧은 지급기간(평균 7.9년)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많은 고령층이 단기간에 실질적인 생활비를 확보하려는 목적에서 제도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초년도 지급액 분포를 보면 100만~500만원 구간이 374건으로 가장 많았다. 1000만원 이상 대규모 지급 경우도 65건에 달했다. 고령자 1인당 적정 생활비가 월 192만원 수준이라는 국민연금연구원의 조사 결과를 고려할 때, 유동화 제도는 국민연금(월 평균 67만9000원)과 개인연금·퇴직연금 사이의 소득 공백을 메우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컨대 과거 종신보험에 가입한 고객의 경우 유동화 비율 90%와 5~7년 수령 기간을 선택할 경우 1000만~3000만원대의 추가 노후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생명보험협회는 향후 소비자 불편을 줄이기 위한 비대면 신청 도입을 검토하는 한편, 해약환급금 기반 제도인 만큼 소비자의 이해를 돕는 안내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종신보험 신규 판매 과정에서 제도 오남용이나 불완전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장 모니터링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사망보험금 유동화가 고령사회에서 실질적인 노후 금융 선택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도를 지속 보완해 나가겠다”며 "금융당국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가 소비자 체감형 금융제도로 자리매김하고, 고령사회에 대응한 유연한 보험금 활용 체계가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