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고려아연(회장 최윤범)이 내년 국내 채용 규모를 2배로 확대하며 대규모 공개채용과 경력직 채용에 나선다.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과 미국 제련소 건설을 계기로 인력 투자를 강화해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온산제련소가 위치한 울산시를 방문해 김두겸 울산시장에게 미국 제련소 건설 계획과 지역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 같은 채용 확대 방침을 17일 밝혔다. 최 회장은 미국 제련소 건설이 새로운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이며, 온산제련소의 생산 물량을 이전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 회장은 오히려 미국 제련소 건설은 온산제련소의 기술 고도화와 역할 확대를 촉진해 울산 지역과 국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와 함께 약 11조원을 투자해 현지에 미국 제련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엔지니어링, 건설, 운영 전반에 비철금속 분야 원천기술을 보유한 온산제련소 인력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온산제련소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체 인력을 새롭게 채용하고, 글로벌 사업 확장에 대응할 전문 인력을 대규모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고려아연은 또 오는 2028년부터 온산제련소에서 핵심광물인 게르마늄과 갈륨을 생산하기 위한 신규 설비투자를 진행 중이다. 고려아연은 이같은 설비 투자에 발맞춰 인력 채용도 병행하고 있다. 미국 제련소 건설과 운영, 온산제련소 대체 인력 확보, 핵심광물 신규 설비 구축을 위해 2026년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기존 계획 대비 두 배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고려아연의 인력 규모는 이미 꾸준히 증가해 왔다. 임직원 수는 지난 5년간 연평균 10% 수준으로 늘어나 2020년 말 1396명에서 2025년 말 기준 2085명으로 49% 증가했다. 이러한 인력 확충 기조는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계열사 인력 확대도 예상된다.
고려아연은 전구체, 니켈, 동박 등 이차전지 소재 사업과 LNG 복합발전소를 포함한 에너지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으며, 이에 따른 신규 투자로 울산 지역 전반에 고용 창출 효과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제련소 건설로 온산제련소의 역할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고려아연은 선을 그었다. 이는 새로운 수요 대응을 위한 전략적 투자로, 온산제련소의 물량 이전과는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고려아연은 1990년대 후반 호주에 썬메탈제련소를 건설할 당시에도 유사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이후 온산제련소는 시너지를 바탕으로 세계 최대 비철금속 종합제련소로 성장했다.
썬메탈제련소 준공 당시인 2000년 온산제련소의 주요 생산능력은 아연 37만톤, 연 19만톤, 은 500톤 수준이었으나, 2024년 기준 아연 64만톤, 연 43만톤, 은 2500톤으로 확대됐다. 반도체 황산과 친환경 동, 다수의 핵심광물 생산 능력까지 확보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
고려아연은 미국 제련소 건설 과정에서 축적한 첨단 기술과 운영 시스템을 온산제련소에 다시 적용해 생산성과 효율을 높이고, 국내 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방위산업 등에 핵심광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중추 기지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협력사들 역시 사업 확장과 함께 추가 고용이 필요해지며 지역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건설은 온산제련소와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울산을 거점으로 한 글로벌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고려아연의 경쟁력 원천은 결국 사람”이라며 “미국 제련소 건설을 계기로 온산제련소와 국내 산업, 지역 경제가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