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코스피가 5000선을 넘어 6000시대를 바라보는 가운데 국내 상장사들의 배당 규모가 1년 새 6조원 이상 늘어나며 사상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기업 밸류업 정책과 주주환원 강화 기조, 반도체·조선·방산 등 글로벌 호황 업종의 실적 개선이 맞물리며 배당 확대 흐름이 뚜렷해졌다. 주요 그룹 총수들의 개인 배당금도 일제히 증가하며 ‘배당 잔치’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4일 기업분석기관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상장사 2651곳 중 2월 20일까지 현금·현물배당 공시를 완료하고 전년도와 비교 가능한 694개사의 2024·2025년도 배당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전체 배당금은 41조6197억원에서 47조9909억원으로 15.3%(6조3712억원) 증가했다.
694개 기업 가운데 전년 대비 배당을 확대한 곳은 371곳(53.5%)으로 절반을 넘었다. 동일 수준을 유지한 기업은 106곳(15.3%), 배당을 줄인 기업은 152곳(21.9%)이었다. 전년도에는 배당을 하지 않았지만 올해 새롭게 배당에 나선 기업도 65곳(9.4%)에 달했다. 배당금 규모가 조 단위를 넘은 기업은 7곳으로 집계됐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11조1079억원을 배당하며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3.2% 늘어난 규모로, 전체 배당 증가분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기아는 2조6425억원으로 3.3% 증가하며 2위에 올랐고, 현대자동차는 2조6183억원으로 16.8% 감소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의 수혜를 입은 SK하이닉스는 2조951억원으로 37.8% 급증하며 4위로 올라섰다. 금융지주사들도 상위권을 형성했다. KB금융은 1조5812억원으로 31.7% 늘었고,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년도 톱10과 비교하면 큰 틀의 변화는 없었지만 HD한국조선해양이 8698억원으로 141.2% 급증하며 새롭게 상위권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삼성화재해상보험은 11위로 밀려났다. 개별 기업의 배당 증가 폭도 눈에 띄었다. HD현대중공업은 205.6% 급증했고, 현대엘리베이터, 한국금융지주, 네이버 등도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개인 배당 순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993억원으로 1위를 지켰다. 전년 대비 15.2% 증가하며 4000억원에 육박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1976억원으로 13.1% 늘며 처음으로 개인 배당 2위에 올랐다. 반면 정몽구 명예회장은 12.3% 감소해 상위 10인 중 유일하게 배당이 줄었다.

삼성가 여성 경영진도 상위권을 유지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이 나란히 증가세를 보였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과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각각 110%, 132% 급증하며 상승폭이 컸다.
업종별로는 IT전기전자 업종의 배당 총액이 17.2% 증가하며 가장 큰 규모를 형성했다. 조선·기계·설비 업종은 75.7% 급증하며 증가율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차전지 업종은 680% 가까이 늘었지만 이는 전년도 배당 급감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
시장에서는 이번 배당 확대가 단기 실적 개선뿐 아니라 기업가치 제고 정책과 주주친화 전략의 구조적 전환을 반영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피 상승세와 맞물려 배당 매력이 부각되면서, 국내 증시가 ‘고배당·고환원’ 체제로 본격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