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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워치] 롯데·포스코 넘어 재계 판도 바꾼 한화그룹 김승연

자산 149조원으로 5위 진입…1년 새 24조원 늘며 상위권 판도 흔들어
장남 김동관 중심 방산·조선 재편…형제별 역할 분화로 3세 체제 가속
외형 성장 넘어 ‘수익성 검증’ 단계 진입…다음 10년 향한 시험대 맞아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한화그룹이 재계 5위에 올라섰다. 단순한 순위 변화라기보다 사업 구조를 바꾼 결과에 가깝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한화의 공정자산총액은 149조6050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23조8000억원 늘었다. 증가율은 약 19%로 상위권 그룹 가운데서도 높은 수준이다. 순위는 7위에서 5위로 두 계단 상승했고, 롯데(142조4200억원)와 포스코(140조5840억원)를 동시에 넘어섰다. 4위 LG와의 격차도 30조원대까지 좁혀졌다.

 

이번 변화의 출발점은 김승연 회장이 구축해온 방산 기반이다. 한화는 화약 사업에서 출발해 방위산업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며 체질을 바꿔왔다. 축적된 생산·기술 역량이 최근 들어 외형 성장으로 연결되기 시작한 배경에는 글로벌 환경 변화가 있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각국의 군비 지출이 늘었고, 이는 방산 기업의 수주 확대라는 형태로 반영됐다.

 

이 흐름을 실질적인 성장으로 연결한 인물은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다. 그는 방산과 조선, 에너지 중심으로 그룹의 사업 축을 재편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중심의 방산 역량 집중과 2023년 대우조선해양 인수(현 한화오션)는 현재 한화 성장의 분기점으로 꼽힌다. 지상과 항공 중심이던 사업 구조에 해양이 더해지면서 수주 기반과 사업 범위가 동시에 확장됐다.

 

한화그룹은 우선 지배구조 변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지분 구조 강화와 김승연 회장의 지분 이전이 맞물리며 3세 경영 기반이 확대됐다. 사업 성격별 인적분할을 통해 조직 체계를 재정비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승계에 그치지 않고 의사결정 속도와 자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 개편으로 해석된다.

 

형제 간 역할 구도도 분명해졌다. 차남 김동원 사장은 금융 부문을 맡아 보험과 자산운용을 담당하고 있고, 삼남 김동선 부사장은 유통·서비스 사업을 중심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방산·에너지·금융·서비스로 이어지는 구조 속에서 각 사업군의 책임 경영 체제가 자리 잡는 모습이다.

최근 몇 년간 한화의 전략은 단기 실적보다 구조 전환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2015년 삼성 방산 계열사 인수를 시작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고, 이후 방산 역량을 특정 계열사로 집중시키는 재편을 진행했다. 여기에 조선업을 더하면서 ‘육·해·공’을 아우르는 통합 방산 체계를 갖췄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수주 잔고와 생산 기반이 최근 실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조선 부문 역시 외형 확대에 기여했다. 한화오션 편입 이후 상선과 특수선 사업을 동시에 확보했고, 친환경 규제와 글로벌 발주 증가가 맞물리며 수주 환경이 개선됐다. 여기에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 호주 오스탈 지분 확보 등 해외 거점 확장도 병행되면서 장기 생산 기반을 넓히고 있다.

 

에너지 사업은 중장기 성장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화솔루션과 한화에너지를 중심으로 태양광과 발전 사업이 확대되면서 방산·조선과 다른 성격의 수익 기반을 형성했다. 이들은 산업 특성은 다르지만 글로벌 정책 변화와 전력 수요 확대라는 기조아래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며 한화그룹 비상의 쌍두마차 역할을 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순위 변동의 배경으로 방산·조선·에너지 업종의 동반 호황을 꼽는다. 재계 한 관계자는 “통상 상위 30위권은 변동이 크지 않은데, 이번에는 산업 환경 변화가 순위에 직접 반영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글로벌 분쟁 장기화와 에너지 수요 확대가 맞물리며 관련 산업의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김승연 회장의 전략적 메시지도 주목된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래를 선도하는 기술 확보가 100년 경쟁력을 좌우한다”며 전 계열사에 혁신을 주문한 바 있다. 특히 AI 방산 등 핵심 사업의 원천 기술 확보와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MASGA)의 책임 있는 실행을 강조했다. 그는 방산·우주항공·에너지 전 영역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히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역할 확대를 주문했다.

 

이처럼 한화의 재계 5위 진입은 우연한 결과라기보다 선택의 결과에 가깝다. 산업 변화 흐름을 읽고 방산·조선·에너지로 무게 중심을 옮긴 전략이 외형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이제 남은 과제는 분명하다. 확장된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다. 한화는 지금 ‘성장’에서 ‘검증’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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