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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산업 기상도] 반도체·이차전지·소매유통 ‘맑음’ vs 철강·석화·건설 ‘흐림’

하나금융연구소, 2025년 일반산업 전망 보고서 발간
국내 산업 영업 실적 개선되나, 성장세 둔화 전망
양극화, 저성장 꼬리 물며 심화...우로보로스 딜레마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2025년 한국 경제는 산업의 양극화, 기업의 양극화, 소비의 양극화 등 3개 부문에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이 나왔다.

 

또 금리, 환율, 원자재 등 거시경제 환경은 다소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하로 소비심리가 살아나는 데 힘입어 내수 및 서비스 업종도 서서히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영업실적이 개선되지만 수출시장 둔화로 인해 성장세는 둔화될 것으로 점쳤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소매유통 등은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반면 철강과 석유와학 건설 등은 업황 부진 장기화를 내다봤다. 업종별 명암이 크게 엇갈린다는 전망인 셈이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는 20일 이같은 내용의 내년도 산업별 전망을 담은 ‘2025년 일반산업 전망’ 보고서를 발간했다.

 

■내년 영업 실적 개선되나 성장세 올해보다 둔화될듯=금리, 환율, 원자재 등 거시경제 여건이 안정화되는 가운데 반도체, 조선 등 주요 산업에서 고부가 제품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연구소는 바라봤다. 이에 힘입어 국내 산업의 내년도 영업실적은 개선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다만, 고령화가 더욱 가속화되고 미국, 중국 등 주요 수출시장의 수요가 둔화되면서 성장세는 올해보다 약화될 것으로 보았다.

 

금리인하에 따라 실질 구매력이 개선되고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올해 부진했던 내수·서비스 업종이 내년엔 소폭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대외 수요 약화와 기저효과로 수출 성장률이 올해보다 하락하며 반도체 등 수출업종을 중심으로 성장 둔화 압력이 증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주요 산업별로 살펴보면, 반도체, 이차전지, 통신, 소매유통 등은 실적 개선이 예상되나, 자동차, 해운, 정유 등은 성장세가 둔화된다는 것이다. 또 철강, 석유화학, 건설 등은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로보로스의 딜레마...양극화와 저성장 현상 지속=하나금융연구소는 2025년 핵심 이슈로 ‘저성장이 불러온 불편한 손님, 양극화’를 꼽았다.

 

팬데믹 이후 국내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과거보다 심화됐는데 성장 기회가 있는 일부 분야에 자본과 인력이 집중되면서 사회 전반에 양극화가 확대되고 있다고 보았다.

 

즉, 저성장으로 인해 양극화가 발생하고 양극화로 인해 저성장이 심화되는 ‘우로보로스의 딜레마’가 현재 국내 산업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로보로스의 딜레마는 자기 꼬리를 물고 있는 뱀을 말한다. 이 뱀은 무한하게 반복되는 자기순환 구조에서 발생하는 모순적인 상황을 의미한다.

 

연구소는 구체적으로 산업 양극화, 기업 양극화, 소비 양극화 등 3가지 측면에서 양극화 심화 현상을 진단했다. 먼저 산업 양극화와 관련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부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이 집중되는 반면, 내수 중심의 전통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상대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기회나 미-중 갈등도 산업 양극화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보았다.

 

기업 양극화 측면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실적과 생산성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화, 디지털 전환 등 신기술 도입 속도와 활용률 차이로 인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기술 격차가 곧 기업 격차로 이어지는 흐름이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비 측면에서는 금리 인하로 내수 회복의 불씨는 피웠지만 저성장 시대에 벌어진 소득격차와 고령화가 이를 희석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부동산 등 자산 양극화와 부채부담 등으로 저가형과 고가형으로 양분되는 소비 시장 구조가 고착화될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했다. C-커머스의 영향력 확대 등 저가형 제품에 대한 접근이 확대되는 것도 소비 시장 분리에 일조한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이같은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경우 전반적인 경제 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유진 연구위원은 “저출산 대책 강화, 고른 성장을 위한 중소,중견기업 지원 확대, 신성장 동력 발굴 등 산업/기업 간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美대선 결과 따라 이차전지, 철강 등 국내 주요산업 영향 불가피=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국내 산업 영향도 큰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분석됐다.

 

트럼프 재집권시 친환경에너지, 공급망 재편, 무역정책 등에서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된다는 게 연구소측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이차전지, 철강, 태양광, 자동차, 반도체 등 주요 산업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축소.폐지에 따른 이차전지, 전기차 산업의 수익성 악화, 미국의 수입 관세 인상으로 인한 철강, 자동차 산업의 수출 위축 등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방위산업의 경우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며 수출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제시했다.

 

김남훈 연구위원은 “2025년 국내 산업은 전반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업종별, 기업 규모별 양극화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정부와 기업은 이러한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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