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국내 대기업의 연령대별 인력구성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 포스코 등은 최근 20대 직원이 늘지만 50대는 감소하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 HD현대중공업, 대한항공 등은 20대보다 50대 직원이 증가하는 등 반대 현상이 보였다. 또 LG유플러스와 삼성SDS는 전체 인력중 70% 이상이 3040 세대였다. LG이노텍과 삼성전기는 20대 직원 비율이 40%대를 기록했다.

 

17일 한국CXO연구소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1~2023년 주요 대기업 연령대별 인력구성 변동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1만명 이상을 고용한 국내 16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벌인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대차 직원 연령층은 3040세대가 50.8%(6만2792명)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50대 비중이 27.4%(3만3950명)로 높았고, 20대는 21.8%(2만6979명)로 나타났다.

 

이중 3040세대는 2021년과 2022년에는 51.6%에서 2023년에는 50.8%로 소폭 하락했다. 같은 기간 50대도 2021년 29.6%→2022년 27.6%→2023년 27.4%로 낮아졌다. 반면 20대 젊은 직원은 2021년 19.3%→2022년 20.8%→2023년 21.8%로 꾸준히 증가했다.

 

실제 현대차 전체 직원중 20대 직원는 2021년에 2만3689명에서 2022년에 2만6249명으로 늘더니 작년에는 2만6979명으로 늘었다. 반면 50대는 같은 기간 3만5805명→3만4792명→3만3950명으로 감소했다. 20대 직원이 늘어나는 반면 50대는 줄어드는 역주행 경향이 뚜렷했다.

 

현대차뿐 아니라 LG전자, 포스코, 삼성SDS, 기아 등도 20대 인력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중 포스코(국내 고용 기준)는 현대차처럼 20대와 50대 인력 변화가 비슷했다. 포스코의 경우 20대 직원 비중이 2021년 16%(2921명)에서 2022년 16.7%(3035명)→2023년 18%(3241명)로 매년 증가했다.

 

하지만 50대는 2021년 43.7%→2022년 42.7%→2023년 40.4%로 감소했다. 특히 2021년과 2022년의 경우 포스코 직원중 50대가 3040세대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지만 지난해엔 3040세대(41.5%)가 50대를 처음 앞지르는 등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LG전자는 지난 2021년 17.3%였던 20대 인력이 2022년(17.9%)→2023년(18.4%) 사이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삼성SDS도 같은 기간 9.7%→13.4%→14.4%로 20대 증가세를 확연했다. 특히 LG전자와 삼성SDS는 20대 젊은 인력만 많아진 게 아니라 50대 인력도 동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S의 50대 인력은 2021년 11.3%에서 2022년 11.9%→2023년 15.4%로 늘었다. LG전자도 13.1%→13.4%→14.5%로 50대 인력 비중이 많아졌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LG전자와 삼성SDS는 허리층인 3040세대가 다소 줄었다는 시각도 있다.

 

현대차와 같은 그룹 계열사인 기아도 해외 사업장을 제외한 국내 인력 기준으로 최근 3년새 20대 젊은층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21년엔 기아에서 20대 직원은 2.9%(1017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2년에 6%(2160명)로 높아지더니 작년에는 7.1%(2539명)까지 인력 비중이 우상향했다. 기아의 50대 인력은 2021년 60.6%(2만1508명)에서 2023년에 55.4%(1만9811명)로 하향 곡선을 그렸다.

◆HD현대중공업·대한항공·삼성디스플레이·LG유플러스..20대 패기보다 50대 경험 선호=최근 3년 사이 젊은 20대 인력보다 경험이 풍부한 50대 베테랑 직원들을 더 늘린 곳이 많았다. SK하이닉스는 2021~2023년중 50대 인력 비중이 4.7%(1815명)→6.4%(2551명)→7.3%(2921명)로 달라졌다. 50대 직원 수만 놓고 보면 1800명대이던 것이 3000명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반면 같은 기간 20대 직원은 31.1%(1만1934명)→29.6%(1만1889명)→24.7%(9833명)로 감소세가 뚜렷했다. 2021년과 2022년 1만2000명 안팎이던 20대가 지난해 1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특히 2021년과 2022년 2500~3000명가량 채용하던 20대 사원을 지난해엔 200명대로 줄었다. 500여명 채용한 3040 세대보다 크게 줄어든 숫자다.

 

SK하이닉스처럼 20대는 줄고 50대가 늘어나는 것과 유사한 패턴을 보인 기업군에는 ▲HD현대중공업 ▲대한항공 ▲삼성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도 포함됐다. 이중 HD현대중공업의 최근 3년간 50대 인력 비중이 2021년 26.9%(3447명)→2022년 27.3%(3484명)→2023년 28.9%(3828명)로 매년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한항공은 25.7%(4993명)→27.6%(5281명)→28.5%(5541명)로 50대 인력이 30%에 근접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3.4%(8838명)→15.3%(9907명)→18.7%(1만989명)으로 50대 비중이 20%에 접근했다. 지난해 50대 직원이 1만명을 넘어섰다. LG유플러스는 15.6%(1594명)→16.4%(1721명)→18%(1955명)으로 조사됐다. 즉, 2021년 1600명 안팎이던 50대 직원이 지난해엔 2000명에 육박하는 등 숫자가 크게 늘었다. 삼성전기도 2.7%(989명)→3.3%(1141명)→3.8%(1326명) 순으로 50대 직원 비중이 상승했다.

 

이번 조사 대상 16개 대기업 중 작년 기준으로 글로벌 고용 인력이 3만 명을 넘긴 곳은 7곳으로 파악됐다. 고용 규모 순으로 살펴보면 ▲현대차(12만3721명) ▲LG전자(7만2813명) ▲삼성디스플레이(5만8723명) ▲현대모비스(4만6106명) ▲SK하이닉스(3만9810명) ▲기아(3만5741명, 국내 기준) ▲삼성전기(3만4742명) 등이 여기에 해당됐다.

 

3만명 넘게 고용을 유지하고 있는 주요 7개 기업중 20대 인력 비중이 가장 큰 곳은 삼성전기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20대 비중이 40.1%를 기록했다. 2021년(48.4%)과 2022년 (44.1%) 때보다는 20대 인력 비중이 떨어진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34%)도 30%대로 높은 편에 속했다. 고용 1만명 이상으로 기준을 다소 낮추면 LG이노텍 역시 20대 직원 비중이 41.5%다.

 

3040세대 허리층이 가장 두텁게 형성된 곳은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3040 인력이 68%를 차지했다. LG전자도 67.2%다. SK하이닉스와 LG전자 모두 인력 구성에서 탄탄한 허리층을 구축한 셈이다.

하지만 SK하이닉스와 LG전자는 20대와 50대 비중에서 다른 양상을 보였다. LG전자는 20대와 50대 비중이 18.4%, 14.5%를 기록, 연령별 편차가 5% 안팎을 보였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24.7%(20대)와 7.3%(50대)로 편차가 15%를 웃돌았다.

 

이는 LG전자의 경우 20대의 패기와 50대의 경륜을 균형있게 활용하려는 인력구성이 강한 반면 SK하이닉스는 좀더 과감한 젊은 도전에 방점을 둔 조직 인력을 편성한 모양새다. 이번 조사 대상 16개 기업의 범위를 넓힐 경우 LG유플러스(73.6%)와 삼성SDS(70.2%)의 3040 연령대 직원 비중이 지난해 기준인 70%를 넘어섰다.

 

50대 인력 비중이 가장 큰 곳은 기아로 나타났다. 기아는 50대 이상 인력은 55.4%로 절반을 넘어섰다. 그나마 2021년 당시 60%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다소 낮아진 수치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과거에 많은 기업들은 젊은 인력이 많고 간부급 등 중장년층 비중이 적은 피라미형 조직이 다수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3040세대 허리층이 두터운 항아리형으로 변화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오 소장은 이어 “특히 50대 직원 비중이 높은 곳은 향후 5~6년 사이 정년퇴직 등으로 인한 자연 감소로 이 자리를 20대 인력 등으로 채워짐에 따라 이에 따른 새로운 조직 관리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