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국내 증시가 지난주 ‘AI 버블’ 불안감으로 급락했던 흐름을 딛고 17일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피는 외국인 대규모 순매수에 힘입어 4,080선을 회복하며 상승세로 장을 마감했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 확대 조짐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의 ‘알파벳 대량 매수’ 소식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대비 77.68포인트(1.94%) 오른 4,089.25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4,090선에 근접한 뒤 변동성을 보였지만, 이후 상승폭을 점차 넓히며 우상향 흐름을 이어갔다.
시장을 끌어올린 주체는 외국인이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홀로 5,182억원을 순매수해 지수를 견인했다. 개인은 4,921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기관도 5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755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투자심리 회복에는 글로벌 호재가 작용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D램 가격이 지난 9월 대비 최대 60% 인상됐다는 소식과 함께, 버크셔해서웨이가 43억3천만 달러(약 6조3000억원) 규모의 알파벳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공시가 공개되면서 기술주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애플 외 대형 기술주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버핏 회장이 알파벳을 선택한 점은 시장의 ‘AI 버블’ 우려를 완화하는 효과를 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치 못한 구원투수로 버핏이 등장하면서 반도체 대형주의 급반등이 이어졌다”며 “D램 가격 급등과 알파벳 투자 소식이 AI 관련주 투자심리를 회복시켰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0만전자’(10만600원)와 ‘60만닉스’(60만6000원)를 다시 돌파하며 강하게 반등했다. 조선주도 강세를 보였다. 미 해군 최고지휘부의 국내 조선소 방문 소식에 ‘마스가(MASGA)’ 한미 조선 협력 기대감이 커지며 HD현대중공업(2.90%), 한화오션(1.39%) 등이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 SK스퀘어(4.64%), 한화에어로스페이스(2.51%), NAVER(0.59%), 두산에너빌리티(0.51%) 등이 상승했다. 반면, 셀트리온(-3.16%), KB금융(-2.08%), 현대차(-0.37%) 등 일부 종목은 약세였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4.37%), 전기·가스(3.34%), 의료·정밀(2.90%) 등 주요 업종이 일제히 강세를 기록했다. 이란 가운데 종이·목재(-2.08%), 보험(-1.73%) 등은 약세를 보이면 반대 양상으로 나타냈다.
코스닥 역시 상승 흐름을 탔다. 코스닥지수는 4.77포인트(0.53%) 오른 902.67에 마감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560억원, 363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358억원 순매도했다. 코오롱티슈진(5.76%), 리노공업(4.60%), 에코프로비엠(2.52%) 등이 상승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14조1,988억원, 코스닥은 8조1,207억원을 기록했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에서는 7조2,977억원이 거래됐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AI 대장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19일 예정)를 앞둔 경계감 속에서도 반도체·기술주 중심의 매수세가 우위를 보였다”며 “향후 글로벌 IT 기업 실적이 시장 방향성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