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이란 사태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가 크게 흔들렸다. 코스피는 하루 만에 6% 가까이 급락하며 5,200선까지 밀렸고 장중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되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33.00포인트(5.96%) 내린 5,251.87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319.50포인트(5.72%) 하락한 5,265.37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우며 장중 한때 8% 이상 급락했다. 장 초반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급락하면서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는 지난 4일 이후 3거래일 만이며 이달 들어 세 번째다.
이어 오전 10시 31분께 코스피가 전장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되면서 매매거래를 20분간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도 발동됐다. 코스피 시장에서 한 달 내 서킷브레이커가 두 차례 발동된 것은 코로나19 충격이 있었던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는 지난 4일 역대 최대 낙폭과 하락률을 기록한 뒤 하루 만에 반등하며 변동성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날 다시 급락하며 시장 불안이 재확산됐다.
시장 불안 심리를 반영하는 ‘공포지수’도 급등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장 대비 14.51% 오른 71.82를 기록하며 다시 70선을 넘어섰다. 미국 CNN의 ‘공포와 탐욕 지수(Fear & Greed Index)’도 27을 기록하며 극심한 공포 구간에 근접했다.
환율 역시 상승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9.1원 오른 1,495.5원에 마감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외국인은 3조2,063억원, 기관은 1조5,384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반면 개인은 4조6,270억원을 순매수하며 낙폭 방어에 나섰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4,767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번 급락은 국제유가 폭등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동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6일 뉴욕증시에서는 국제유가 상승과 고용 지표 악화 영향으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95%), S&P500(-1.33%), 나스닥(-1.59%) 등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2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9만2천명 감소해 시장 전망치였던 5만9천명 증가를 크게 밑돌았다.
국제유가는 중동 리스크 확대로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12.21% 오른 배럴당 90.90달러로 마감하며 2023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100달러를 넘어 한때 11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이번 증시 급락의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된 상황에서 중동 리스크가 시장 급락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경민·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도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금융시장 긴장감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7.81% 내린 17만3,5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9.52% 하락했다. 현대차(-8.32%), LG에너지솔루션(-4.77%), 삼성바이오로직스(-3.95%) 등 주요 종목들도 약세를 보였다. 반면 HD현대중공업(3.97%), 한화시스템(2.39%) 등 방산·조선 관련 종목은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도 52.39포인트(4.54%) 하락한 1,102.28에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장중 코스닥150 선물 급락으로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33조528억원, 코스닥 시장은 12조3,072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거래대금도 22조3,576억원에 달했다. 시장에서는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흐름에 따라 당분간 금융시장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