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약속을 만드는 일은 어렵지 않다. 문제는 오랜 시간이 흐른 뒤 그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는가다. 시장은 빠르게 바뀌고, 기업 전략도 흐르는 환경에 따라 수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 점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8년 전 인도에서 꺼냈던 ‘맞춤형 모빌리티’ 구상은 실제 사업으로 이어진 흐름은 단순한 사례 이상으로 읽힌다.
2018년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서 정의선 회장은 인도의 교통 환경과 관련한 문제의식을 공유받고, 현지에 적합한 이동수단 개발 필요성에 공감했다. 당시 발언은 방향 제시에 가까웠고, 실행 여부는 불확실한 과제로 남아 있었다. 이후 자동차 산업은 전동화 전환과 공급망 재편, 정책 변수 확대 등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상당수 기업이 전략을 수정하거나 우선 순위를 바꾸는 과정에서 초기 구상은 흔히 뒤로 밀려났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인도 시장에 대한 접근 방식을 크게 바꾸지 않았다. 최근 현지 기업과의 삼륜 전기차 공동 개발 협약은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인도 도심과 물류 환경에서 활용도가 높은 이동수단을 전동화하는 방식은 ‘현지에 맞는 해법’을 찾겠다는 초기 구상과 맞닿아 있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장 구조에 맞춰 사업을 설계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의선 회장의 경영 방식은 비교적 일관된 흐름을 보여왔다. 단기 성과보다 시장 이해와 관계 구축에 무게를 두고, 이를 바탕으로 전략을 구체화하는 접근이다. 인도 사례 역시 일회성 투자나 이벤트가 아니라, 정책 환경과 수요 변화를 장기간 반영해 온 결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방식이 언제나 유효한 해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동화 시장은 이미 경쟁이 치열해졌고, 현지 정책과 인프라 변수 역시 여전히 불확실하다. 특히 가격 경쟁력과 보급 속도가 중요한 인도 시장에서는 전략의 방향뿐 아니라 실행의 속도 역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번 협력의 의미는 ‘약속을 지켰다’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그 약속이 실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다. 방향을 유지하는 것과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다른 차원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8년 전의 구상이 사업으로 이어진 지금, 정의선 회장의 인도 전략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남은 것은 명확하다. 약속의 이행을 넘어, 그 전략이 시장에서 어떤 결과로 증명될지 여부다. 정의선 회장은 8년전 약속을 지켰고 인도 현지에 신뢰를 심었다. 이젠 정의선 회장의 인도 전략이 결과로 답해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