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서연옥 기자]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 향방을 판가름할 임시 주주총회가 오는 11월 28일 열린다. 한미사이언스는 27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그룹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오는 11월 28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서울시교통회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임시주총 개최를 위한 주주명부 폐쇄 기준일은 오는 10월 22일로 결정했다.

이날 이사회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등 '3자 연합'이 임시 주주총회를 요청한 것과 관련, 임시 주총 소집과 안건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자리다. 이번 임시 주총의 관전 포인트는 정관 변경 여부다. 임시 주총에는 3자 연합이 제안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원을 기존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내용의 정관 변경 안건과 신 회장·임 부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 한미사이언스 측이 주주 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제안한 감액 배당 안건 등 3개 안건이 상정된다.

이사 선임은 주총 출석 의결권의 과반 찬성으로 의결되지만, 정관 변경은 출석 의결권 3분의 2 찬성이 필요하다. 임시 주총에서 정관 변경과 이사 선임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등 형제 측이 5대 4 정도로 우위를 점유한 이사회 구도가 5대 6으로 3자 연합 우위 구도로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

반면 정관 변경 안건이 부결되고 이사 후보 가운데 1명만 선임될 경우엔 이사회 구도가 5대 5를 형성, 이사회 의사 결정이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4일자와 24일자 공시에 따르면 송 회장 등 3자 연합과 특별관계자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48.13%이다.

이에 반해 임종윤·종훈 형제와 특별 관계자 지분은 29.7%다. 3자 연합 지분이 18%이상 많은 셈이다. 하지만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이 이들 형제쪽으로 쏠릴 경우 판세는 역전될 수 있다. 양측은 주총에서 국민연금과 소액주주 등 다른 주주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한미약품그룹 권영권 분쟁은 올해 1월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이 OCI그룹의 통합 계획을 발표하고 이에 임종윤 형제 측이 반대하면서 불붙었다.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신 회장이 형제 측을 지지하면서 형제 측이 그룹경영권을 장악했다.

임종윤 형제 측은 경영권을 확보한 뒤 OCI그룹과의 통합을 무산시키는 등 경영권 분쟁이 막을 내리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7월 신 회장이 송 회장·임 부회장과 3자 연합을 구성한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을 주장하면서 다시 점화됐다.

이런 가운데 신 회장은 송 회장·임 부회장으로부터 일부 지분을 매수해 한미사이언스 지분 14.97% 가량을 보유한 최대 주주가 됐다. 신 회장은 자신이 100% 지분을 가진 한양정밀도 한미사이언스 지분 3.95%를 취득하며 그룹내 영향을 키우고 있다. 경영권 분쟁의 중심에 선 신 회장은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고향·고교 후배다.

한편, 임시 주총 개최 일정이 구체화되면서 3자 연합이 법원에 제기한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 소집 허가 신청 사건은 오는 10월 2일 심문이 진행되더라도 법원의 판단은 다서 미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