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김창수 기자]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은 17일 탄핵 정국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커진 불확실성 속에 삼성의 위기 타개를 위한 준감위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3기 준감위 정례회의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지금 저희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들이 발생했다"며 "그 가운데 삼성이 준법 테두리 안에서 어떻게든 성장할 수 있는 조언을 하는 게 내년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의 위기 상황을 짚으며 생각을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삼성이 변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분이 공감하고 계실 것"이라며 "지난 1993년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신경영 선언을 했을 때처럼 모든 것을 바꾸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제언했다. 이어 "아마 삼성도 다양하게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준감위는 그러한 변화의 과정에 있어서 혹시라도 준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일이 없도록 더욱 철저히 준법 감시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말 삼성의 연구조직인 삼성글로벌리서치(전 삼성경제연구소)가 신설한 경영진단실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이 위원장은 '경영진단실이 삼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 "아직 경영진단실이 어떤 업무를 본격적으로 하는지 알지 못하고, 준법감시위원회 관계사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직접 준법 감시를 할 수 있는 여건은 되지 않지만 큰 틀에서 (경영진단실이) 삼성 전체의 어떤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면 준법 테두리에서 이뤄지는지 살펴보겠다"고 전했다. 또 "최윤호 사장님이 이미 업무 수행 능력, 추진력 등을 어느 정도 인정받은 분이기 때문에 삼성을 변화시키는 데 역할을 하시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경영진단실은 관계사 경영진단과 컨설팅 기능을 하는 사장급 조직이다. 최윤호 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경영진단실장을 맡는다. 재계 안팎에서는 경영진단실을 두고 과거 그룹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이 수행했던 기능이 2017년 2월 미전실 해체 이후 약 7년9개월 만에 부활했다는 데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앞서 이 위원장은 준감위 2023년 연간 보고서 발간사를 비롯해 여러 차례 취재진을 만나 컨트롤타워 재건의 중요성에 대해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아울러 이날 시작한 삼성 글로벌 전략회의와 관련, 이 위원장은 "(글로벌 전략회의 논의 내용을) 사전에 주고받지는 않기 때문에 준감위가 (회의에 대해) 말씀드릴 것은 없다"면서도 "아마 뼈를 깎는 어떤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7일부터 사흘간 사업부별로 국내외 임원급이 모여 현안을 공유하고 내년 사업 목표와 영업 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한다. 이 위원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회동 여부'에 관해서는 "(이 회장과) 직·간접적으로 여러 가지 안건에 대해 많은 소통을 하고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며 "어떤 자리에서,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는지는 여러 방식이 있으니 여러분께서 잘 판단해달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