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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반복되는 조선소 사고, 이젠 ‘구조의 책임’ 물어야

최근 울산의 모 조선소에서 또 다시 인명 사고가 발생했다. 잠수부 사망에 이어 잠수함 화재까지 겹치며 현장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사고가 반복될 때마다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안전관리 미흡’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책임은 현장에 머문 채 흐려지는 일이 되풀이돼 왔다.

 

이번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검찰은 압수수색에 나서 원·하청 간 계약 구조와 안전 책임 범위를 들여다보고 있다. 법적 판단은 향후 가려지겠지만, 기본적인 안전수칙조차 제대로 지켜졌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현실은 가볍지 않다. ‘2인 1조’ 근무 원칙, 안전장비 지급, 관리자 배치 등 최소 기준이 논란이 되고 있다는 점은 현장의 관리 체계에 균열이 있었음을 시사한다.

 

사고는 더 이상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다. 밀폐된 공간에서의 작업, 다단계 하청 구조, 복잡한 공정은 조선업의 고질적인 위험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문제는 이러한 위험이 반복적으로 드러나고 있음에도 관리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위험이 구조화돼 있다면, 안전 역시 구조적으로 설계되고 작동해야 한다.

 

특히 원청과 하청 사이의 책임 공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과제다. 작업은 하청이 맡고 위험은 현장이 떠안는 반면, 관리와 의사결정 권한은 원청에 집중되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책임은 분산되고, 사고의 원인은 개인의 부주의로 축소되는 일이 반복돼 왔다.

 

사고 이후 기업은 생산을 멈추고 특별 안전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힌다. 필요하지만, 그 자체로 해법이 될 수는 없다. 안전은 사후 대응이 아니라 사전에 작동해야 하는 체계이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점검과 교육이 현장의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같은 사고는 형태만 바꿔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수사는 한 사건의 책임을 가리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원청의 관리 의무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중대재해를 막기 위한 제도가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함께 점검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현장은 이미 여러 차례 신호를 보냈다. 더 이상 같은 질문을 반복할 여유는 없다. 이제는 답을 내놓아야 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