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대한민국 전자산업의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최근 5년 실적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풀어보면 양사간 경쟁의 양상이 선명하게 엇갈린다. 단순한 규모 경쟁이 아니라, 실적이 움직이는 방식 자체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삼성전자는 경기침체 충격 이후 빠르게 반등했고, LG전자는 외형을 키우는 동안 수익성이 점차 뒷걸음질치는 모습을 보였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1~2025년 누적 매출은 약 1경4752조원으로 집계됐다. LG전자는 같은 기간 약 4165조원 수준이다. 매출은 약 3배, 영업이익은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격차는 단순한 외형을 넘어 이익을 만들어내는 힘에서 벌어졌다.
연도별 흐름에서도 차이는 반복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021년 279조원에서 2022년 302조원으로 확대된 뒤 2023년 258조원으로 내려앉았다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업황 변화에 따라 등락이 크지만 회복 구간에서는 반등 속도가 빠르다. 반면 LG전자는 2021년 73조원에서 2025년 89조원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큰 흔들림은 없지만 상승 폭 역시 제한적이다.
수익성에서는 대비가 더 또렷하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021년 50조원대에서 2023년 6조원대로 급감했지만 이후 다시 30조원대, 40조원대로 회복됐다. 영업이익률도 10%대를 회복하며 반등 탄력을 확인했다. 변동성은 컸지만 회복 구간에서는 격차를 다시 벌리는 구조가 반복됐다.
LG전자는 경영 실적 궤도가 달랐다. 영업이익은 2021년 4조원 수준에서 시작해 3조원대 중반을 유지하다가 2025년 2조원대로 낮아졌다. 매출은 늘었지만 이익은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5%대에서 2%대 후반으로 내려왔다. 외형 확대와 달리 이익 체력은 오히려 약해진 셈이다.
누적 실적은 이러한 흐름을 그대로 압축한다. 삼성전자의 5년 누적 영업이익은 약 1779조원, LG전자는 171조원 수준이다. 당기순이익 역시 삼성전자가 1900조원대를 기록하며 LG전자를 크게 앞섰다. 반도체 업황이 회복될 때마다 격차가 다시 벌어지는 패턴이 반복됐다.
이 차이는 사업 구조에서 비롯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고수익 사업 비중이 높다. 업황이 꺾이면 실적이 빠르게 줄어들지만, 회복 국면에서는 이익이 급격히 늘어난다. 반면 LG전자는 가전과 TV, 전장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지만,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따른다.
결국 최근 5년의 경쟁 구도는 ‘변동성 속 반등’과 ‘안정 속 둔화’로 압축된다. 삼성전자는 흔들린 뒤 더 빠르게 회복하며 격차를 벌리는 흐름을 이어왔고, LG전자는 외형을 키우는 동안 수익성 부담을 떠안았다. 다만 변수도 존재한다. LG전자는 전장(VS) 사업 확대와 B2B 중심 전략, 구독형 가전 등으로 수익 구조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 변화가 실제 이익 개선으로 이어질 경우 현재의 격차 흐름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
결국 향후 경쟁은 두 축으로 좁혀진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AI 수요를 바탕으로 반등 속도를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고, LG전자는 외형 성장에서 나아가 수익성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는지가 시험대에 올랐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같은 전자기업이지만 지난 5년동안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것 같다"며 "앞으로의 경쟁은 매출 외형 키우기 보다는 수익성을 강화하는 내실 경영에 좀더 비중을 둘 가능성이 점쳐진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