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작스레 극단적인 불안 증상이 나타나는 공황발작(panic attack)이 공황장애의 주요 증상인데, 한자로는 恐慌(공황)이라고 표현한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꼭 죽을 것만 같은 두려움을 느끼는 신체의 혼란스러운 상태를 말한다.
경제 공황, 세계 대공황에 쓰는 바로 그 단어가 사람의 신체에 병리로서 나타난다니 얼마나 생리적인 균형을 잃고 불안정한 상태인지 짐작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공황장애는 그저 의지가 약해서 그런 걸까? 그렇지 않다. 공황장애는 불안한 마음에서 기인할 수 있으며, 일생동안 불안한 감정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공황장애는 계기가 있다면 그 어떤 사람에게도 발병할 수 있고, 불안장애 극복하지 못한다면 공황장애로 악화될 수 있다. 물론 어느 정도의 생리적 불안감은 신체에 활력을 가져다주고 열정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불안은 신체가 보내는 일종의 경고로서, 다가오는 위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우리 몸을 깨워주고 긴장시킨다. 시험 기간에 시험에 떨어질까봐 걱정되는 마음은 더 꼼꼼히 시험공부를 할 수 있게 해주고, 운전할 때 교통사고가 날까 걱정되는 마음으로 더욱 안전 운전을 할 수 있듯이 말이다.
하지만 전혀 위협적이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극도로 공포감을 느끼고 숨이 막히는 정신병리학적인 상태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면 이는 공황장애에 해당한다. 공황발작이 나타나면 가슴 두근거림 및 답답함, 흉통, 과호흡 증상으로 숨쉬기 어렵고, 어지럼증, 빈맥, 눈앞이 아찔거리며, 손떨림, 식은땀이 나타나며, 소화불량 및 메스꺼움, 속울렁거림, 비현실감 및 이인증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자율신경계 및 교감신경 항진으로 인해 신체 곳곳에 과긴장이 유발된 것인데, 심장두근거림(심계항진) 증상 때문에 심혈관계 질환으로 생각하기가 쉽다.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나타나는 공황발작은 가슴이 조여 오며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이는 20~30분 정도 이내로 지속되다 사라진다. 자율신경계 조절력이 부족하여 나타나기 때문에 뇌 신경계가 예민하여 쉽게 초조하고 불안한 사람들에게 더욱 발병하기 쉬우며, 환자에 따라 하루에도 여러 번씩 혹은 1년에 몇 차례만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나 단 한 번이라도 공황발작을 겪어본 경우 그 충격이 적지 않기 때문에, 또다시 공황발작이 나타날까 두려움에 발작이 없는 상황에서도 내내 불안감을 느끼는 예기불안(anticipatory anxiety)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육체적 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는 여러 신경정신과 질환을 다발적으로 일으킨다. 공황장애는 광장공포증, 범불안장애, 사회공포증, 우울증, 기분장애, 건강염려증(질병불안장애), 강박증, 신체화장애, 자율신경계 이상 증상 등 신경정신과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잦고, 치료받지 않을 경우 만성적인 경과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일상에 방해를 받는다면 악화와 재발을 막기 위해 혼자 애쓰기보다는 치료 및 주변의 도움을 받는 것을 권장한다.
불안장애, 우울증, 공황장애는 우울, 불안, 스트레스에 대처할 수 있도록 무너진 조절력을 키워주는 것이 치료의 주안점이다.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는 없기 때문에, 불안과 긴장이 나타나더라도 잘 조절할 수 있도록 건강한 정신적·신체적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또한 교감신경 항진으로 인해 나타나는 자율신경실조증 증상도 함께 고려하여 뇌신경계 기능을 개선시켜 균형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체질과 증상에 따른 치료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되찾고, 객관적으로 질환을 인식하여 적절한 대처를 통해 건강하고 활력 있는 삶을 되찾도록 하자.
<청주 휴한의원 조민정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