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삼성전자에서 처음으로 과반노조가 출범하면서 성과급 제도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파업 국면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노조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 최대 30조 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총파업 계획을 재확인했고, 사측은 법적 대응에 나서며 양측 간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는 17일 서울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원 과반 확보에 따른 근로자대표 지위 확보를 공식화했다. 조합원 수는 지난해 9월 약 6000명에서 올해 4월 7만4000명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과반노조는 향후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대표성을 갖는 만큼 협상 구도 전반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조는 오는 23일 평택사업장에서 대규모 결기대회를 연 뒤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승호 위원장은 “노조 측 추산으로 18일간 파업이 이어질 경우 최소 20조 원에서 최대 30조 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결기대회에는 3만~4만 명의 조합원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설비 운영 여건을 감안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노조 측 설명이다.
노사 갈등의 중심에는 성과급 산정 방식이 자리하고 있다. 노조는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한 성과급 재원 확대와 상한 폐지, 산정 기준의 투명성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기존 제도를 유지하면서 일부 보완하는 수준에서 접근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이를 두고 실질적인 협상 진전이 부족했다고 보고, 교섭 재개를 위해 사측이 구체적인 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보상 체계가 인재 유출로 이어진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최근 일부 인력이 경쟁사로 이동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보상 수준과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이 반영된 결과라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산업계에서는 보상 체계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과도한 요구가 기업 재무 부담이나 주주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신중한 시각도 함께 제기된다.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특히 반도체 사업의 경우 공정 특성상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 공급 일정과 고객 대응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요 회복 국면에서 생산 공백이 발생하면 시장 대응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노사가 협상을 통해 이견을 좁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조는 쟁의 과정에서 불법 행위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생산라인 점거나 설비 운영 방해 없이 근로 제공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파업을 진행하겠다는 설명이다. 필수 인력 운영 역시 기존 합의 범위 내에서 안전과 보안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사측은 전날 수원지방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노조가 생산라인 점거나 설비 운영 방해 등 불법 행위에 나설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편 노조는 내부에서 제기된 일부 부적절한 행위와 관련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재발 방지 필요성을 언급했다. 과반노조 출범을 계기로 노사협의 구조 개편과 처우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파업 현실화 여부와 성과급 산정 기준을 둘러싼 협상 결과가 향후 노사 관계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