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허성미 기자] 도심에서 공간을 바라보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얼마나 잘 짓고,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그 공간에 얼마나 오래 머무를 수 있는지, 어떤 경험을 제공하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피스와 주거를 가리지 않고 ‘공간의 역할’ 자체가 바뀌는 흐름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서울 종로구 수송동 일대 코리안리재보험 신사옥 건립 공사를 맡게 됐다. 공사비는 3982억원 규모다. 이 사업은 단순한 업무시설을 넘어 문화와 녹지 기능을 함께 담는 복합 개발 형태로 추진된다. 지하 8~지상 21층 규모로 조성되는 신사옥에는 공연이 가능한 콘서트홀과 개방형 녹지 공간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처럼 도심 오피스가 ‘일하는 공간’에서 ‘머무는 공간’으로 확장되는 흐름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업무 효율 중심의 설계에서 벗어나, 문화·휴식 요소를 결합해 체류 시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공간을 단순히 사용하는 수준을 넘어 경험하는 영역으로 끌어올리려는 시도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종로구 인사동 일대에 준공한 공평15·16지구 역시 이러한 변화의 연장선에 있다. 이 단지는 업무와 상업 기능을 결합한 복합 시설로 조성됐다. 대형 업무 공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저층부를 개방형 구조로 설계했다.
SK에코플랜트는 구성원과 가족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복지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직무 스트레스뿐 아니라 개인 정서와 가족 문제까지 상담 범위를 확장하면서 근무 환경을 물리적 공간을 넘어 심리적 영역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장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두고 공간 경쟁의 기준이 바뀌고 있다고 본다. 얼마나 많이 공급하느냐보다, 어떻게 쓰이게 할 것인지가 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도심 오피스와 주거, 그리고 조직 환경까지 이어지는 변화는 결국 하나의 방향을 가리킨다. 공간은 더 이상 ‘짓는 대상’이 아니라, 사람의 시간을 붙잡는 방식으로 설계되는 단계에 들어섰다.















